|2026.03.03 (월)

재경일보

더욱 짙어진 韓 하반기 경제우려···구조조정·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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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이 14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재차 하향 조정하면서 하반기 경제의 어두운 미래를 예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지난 4월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고 석 달 만에 0.1% 포인트 또 하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14년 3.3%에서 지난해 2.6%로 하락한 데 이어 2년 연속 2%대에 머물 공산이 커진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연간 성장률 3%대를 달성하기 어려운 저성장 흐름이 굳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아울러 한은이 그동안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수정함으로써 국민적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비판을 면치못하고 있다.

◆ 하반기, 구조조정·브렉시트로 불확실성 커져

한은이 경제 성장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것은 그만큼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이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사상 최저인 1.25%로 내렸고 정부도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10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확장적 재정과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꺼내 들었지만 성장률을 높이기는 만만치 않은 셈이다.

하반기 우리 경제에 가장 큰 변수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구조조정은 이미 경제 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실업률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의 업황BSI는 두달째 제자리걸음을 했고 소비자심리지수(CCSI)에서 경기상황 및 전망이 두달째 악화했다.

지난달 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6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와 관련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은행들은 구조조정을 감안해 가계, 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을 높이고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의 후폭풍으로 대량실업이 발생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통계청이 지난 13일 내놓은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 실업률이 10.3%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조선업종이 몰려 있는 경남 지역은 1.0%포인트 오른 3.9%로 증가 폭이 전국에서 가장 컸다.

대외 여건에서도 난제가 쌓여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악재로 꼽힌다.

지난달 23일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 국제금융시장은 요동쳤다가 빨리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장기간 세계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한국의 수출과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움직임도 큰 변수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이어지면서 6%대의 '중속성장'에 접어들었다는 점은 당분간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더구나 국내 산업계는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또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은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개발도상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세계교역량은 좀처럼 위축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수출과 내수에서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내수 회복세가 꺾이고 수출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행이 브렉시트 결정, 구조조정 등 악재가 계속 나온 점을 반영해 성장률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드와 관련한 중국 조치가 국내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조정 폭이 0.1% 포인트에 그친 것은 추경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국내 경제에 대해 "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소비 등 내수는 개선 움직임을 나타냈다"며 "앞으로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다가 저유가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자꾸만 내리는 성장률 전망···한은 정확성에 비판 목소리

이번 성장률 전망의 조정을 계기로 한은이 분석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이번 전망치는 작년 1월 처음 발표한 2016년 성장률 전망치 3.7%와 비교하면 1.1% 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한은은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동성이 크고 국제유가 하락 등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많아 전망치를 계속 수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경제전망의 부정확성이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한국은행은 우수한 인력을 갖고 있고 중요한 자료도 많이 갖고 있지만, 경제전망에서는 조그마한 연구소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질타했다.

올해 4월에는 정순원 한은 전 금통위원이 이임식에서 한은에 "경제 분석과 예측 역량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은은 작년 1월 외부인사였던 장민 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을 경제 전망과 분석을 담당하는 조사국장에 임명해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그러나 최근까지 민간연구소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해 너무 낙관적으로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2.6%까지 내렸지만, LG경제연구원(2.5%)과 현대경제연구원(2.5%), 한국경제연구원(2.3%)보다 여전히 높다.

현실과 괴리된 경제전망은 중앙은행으로서 한은의 신뢰를 떨어뜨릴 뿐 아니라 기업 등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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