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韓금융시장서 짐싸는 유럽·美, 속도 높이는 中···보험이어 은행·P2P금융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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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자본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에 이어 은행, 인터넷은행, 개인간(P2P) 금융 등 금융 권역 대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 짐을 싸고 있는 유럽과 미국계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이뤄졌거나 진행될 예정인 보험사들의 주요 인수합병(M&A)에서 중국 자본이 '큰 손'으로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ING생명의 매각 협상에는 홍콩·중국계 자본만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계 사모펀드인 JD캐피탈과 중국계 푸싱그룹, 태평생명 등 세 곳으로, 이들은 모두 최근 ING생명에 대한 경영 실사를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이 지난 5월 말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최대 3조원대 후반에 이르는 인수 희망가격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적정 매각 가격으로 3조원대가 거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초에 예정된 본입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세 곳 가운데 한 곳이 ING생명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지난해 초부터 약 2년 사이에 벌써 세 번째로 중국계 자본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게 된다.

앞서 중국의 안방보험은 지난해 2월 동양생명을 1조1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중국계 자본 중 처음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왔다.

동양생명은 올해 4월 기준으로 총자산 24조원의 국내 8위 생명보험사다. 중국계 자본이 단숨에 국내 중상위권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안방보험은 이어 지난 4월에는 총자산 16조원이 넘는 생보업계 11위 알리안츠생명까지 불과 300만달러(약 35억원)에 인수해 국내 보험시장에 충격을 줬다.

총자산 30조원의 ING생명까지 중국계 자본에 넘어가면 4월 기준으로 생보업계 총자산 744조8천821억원 가운데 9.6%(71조6260억원)를 중국계 자본이 차지하게 된다.

반면 2011년 생명보험 총자산의 15.5%를 차지했던 유럽·미국계 자본은 올해 8.3%로 비중이 줄어드는 등 점점 한국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

중국계 자본의 국내 보험시장 진출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9월 초 산업은행에서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를 밟을 예정인 KDB생명(총자산 16조원)에 대해서도 중국계 자본이 매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2020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에 따라 자본 확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업황이 좋지 못한 보험사들을 선뜻 사들일 만한 곳이 국내에는 많지 않은 탓이다.

반면 막대한 유동성을 보유한 중국 자본이 정부의 적극적인 금융 글로벌화 의지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중국계 자본이 들어오는 곳은 보험업계만이 아니다.

안방보험은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유력한 잠재적 매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방보험은 2014년에도 우리은행 매각 예비입찰에 제안서를 제출했으나 다른 경쟁자가 없는 바람에 경쟁입찰 조건에 맞지 않아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중 30~40%를 4~10%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추진하고 있어 여러 인수자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안에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중국 자본이 들어와 있다.

케이뱅크에는 중국의 최대 전자결제 회사인 알리페이가, 카카오뱅크에는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각각 주주로 참여한다.

이 밖에 최근 급성장하는 개인간(P2P) 금융에서도 중국계 자금이 종종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자본의 빠른 국내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할 수 있는지, 국내 금융사의 전문성이 중국에 유출되는 것 아닌지 등의 걱정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중국 자본이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저금리 속에 침체 우려를 낳는 보험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고 활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도 "알리페이, 텐센트 등의 지분율은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라며 "오히려 중국과 동남아 진출을 노리는 인터넷은행의 전략상 중국계 자본의 참여가 필요한 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계 자본이 한국 시장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다른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한국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계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에 이어 올해 초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즈 역시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자산운용사 한국지점을 폐쇄한 데 이어 은행 업무를 증권사와 통합했고, 스위스계 UBS도 은행 업무를 접고 증권 부문과 통합했다.

보험업계에서도 독일계 알리안츠생명이 최근 한국법인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다른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시장 철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을 떠나는 외국계 금융사를 막기 위해 '외국계 금융회사 비즈니스 애로해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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