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표적덤핑(targeted dumping)과 제로잉(zeroing)을 묶어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산 세탁기에 부과한 반덤핑 관세는 협정 위반이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 판단이 내려졌다.
WTO 상소기구는 7일(한국시간) 2012년 한국산 세탁기를 대상으로 미국이 부과한 9∼13%의 반덤핑 관세가 제로잉을 금지한 반덤핑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한 1차 패널 판단이 옳다며 다시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제로잉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을 때(덤핑)만 합산하고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을 때(마이너스 덤핑)는 '0'으로 처리해 전체 덤핑마진을 부풀리는 계산방식이다.
WTO 반덤핑협정 2.4.2는 덤핑마진을 계산할 때 가중평균 정상가격과 모든 수출거래가격을 참고하게 돼 있다.
미국은 무역 분쟁 때 제로잉으로 높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WTO에서 번번이 제동이 걸리자 전체 물량이 아닌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수입 판매된 물량만 대상으로 덤핑마진을 선정하는 표적덤핑과 제로잉을 결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2012년 블랙프라이데이에 판매된 한국산 세탁기를 문제 삼아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게 첫 사례다.
WTO 상소기구는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판매된 물량에 제로잉을 적용하는 것도 일반적인 거래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반덤핑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고 표적덤핑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다.
WTO이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제로잉은 사실상 폐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가 2012년 12월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확정하자 2013년 8월 WTO에 제소했다. 반덤핑 분쟁 1차 심리를 맡은 WTO 패널(소위원회)은 올해 3월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의 상소로 2차 심리를 맡은 WTO 상소기구는 1차 패널보고서를 대부분 인용하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를 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WTO 분쟁해결기구(DSB)는 이르면 이달 말 상소기구 보고서를 채택한다.
미국은 합리적인 기간 안에 보고서와 관련된 DSB의 권고·결정에 대한 이행 계획을 보고하거나 완전 이행 때까지 보상 협상을 벌여야 한다.
보상 협상이 실패하게 되면 분쟁해결기구는 추가 보복절차를 밟는다.
WTO 상소기구는 세탁기 보조금 관련 쟁점에서도 추가로 한국 손을 들어줬다.
WTO 상소기구는 삼성전자의 전체 연구개발(R&D) 지출에 대한 세액공제를 세탁기 보조금율 계산에 반영하고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을 고려하지 않은 미국 상무부의 조치를 WTO 보조금 협정 위반으로 판정했다.
상소기구는 다만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이외 지역에 투자할 때 적용하는 세액공제가 지역적 특정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판정해 미국 측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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