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강만수-임우근, '명절 떡값' 놓고 진실 공방···등 돌린 50년 우정

이겨레 기자
강만수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억대 뇌물 수수와 대우조선해양 투자 강요 등 혐의로 검찰의 영장 심사가 진행된 가운데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50년 지기인 고교 동창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과 '명절 떡값' 수천만원 수수 여부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은 3살 차이가 나지만 1965년 경남고를 함께 졸업한 동창 사이로 같은 반 친구이기도 했다. 5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두 사람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서로 등을 돌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최근 수년간 설, 추석 등 명절 때마다 현금 500만원씩을 강 전 행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강 전 행장이 산업은행장으로 취임한 2011년 이후 이렇게 받은 돈이 수천만원 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강 전 행장에게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의 범죄 혐의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임 회장이 강 전 행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이 된 2008년부터 최근까지 꾸준히 대출 관련 청탁을 해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강 전 행장이 받아온 '명절 떡값'이 실질적으로 뇌물성 자금에 해당한다는 법리 판단을 했다.

이에 따라 강 전 행장이 공무원에 준하는 산업은행장으로 재직한 2011∼2013년 금품을 받은 행위에는 뇌물수수 혐의를, 민간인 시절 금품을 받은 행위에는 알선수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검찰은 산업은행이 2011년 한성기업에 총 240억원대 특혜성 대출을 해 준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던 것으로 파악하고 강 전 행장이 임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순수한 친구 사이의 명절 인사 명목으로 볼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전후 맥락상 검찰은 강 전 행장이 야인(野人) 시절 한성기업 고문으로 위촉돼 사무실 운영비, 해외 여행비, 골프 비용 등 수천만원을 받은 것도 순수한 고문 위촉 대가가 아닌 뇌물 성격 자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고문 시절 임 회장과 함께 아르헨티나, 필리핀 등 해외 출장에 수차례 동행해 골프 등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고문 자격으로 지원받은 경비와 '명절 떡값'을 모두 더해 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강 전 행장은 한성기업 측으로부터 고문 위촉 대가로 일부 경비를 지원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명절 떡값' 수수 부분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은 이날 오전 법원에서 진행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현금 수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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