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덕분에 중국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한편, 불균형이 커지는 부작용도 빚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중국의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와 같은 경제지표들은 놀라울 정도로 건실하며 수입도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거래의 호조도 철강과 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데 일조하고 있다.
연초만 해도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을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자본 유출이 심해지고 위안화 약세가 환율전쟁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것에 비하면 상황이 180도 뒤집어진 셈이다.
이러한 우려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처럼 비관론이 무성하자 중국 정부는 해결책으로 해묵은 정책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여신과 인프라 투자를 대대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국유 기업들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투자를 20%가량 늘렸다. 1∼8월에 도로와 상하수도 건설에 투입된 정부 예산은 1조1천500억위안(2천284억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증가했다.
IG마켓의 수석 전략가인 크리스 웨스턴은 "중국 뉴스가 신문 1면에서 사라지자 모두가 안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중국에 관한 한 지루한 것이 낫다"고 논평했다.
중국 정부의 정책수단은 최소한 현재로써는 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8월의 산업생산은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3분기 경제성장률은 1∼2분기의 6.7%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은 값비싼 대가를 치른 '인위적 평온'이라고 진단한다. 경기 부양책 때문에 경제의 구조개혁이 지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여신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의 2배 이상이라는 점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 시중에 공급된 여신의 상당 부분은 투기성 부동산 매입에 흘러들어 가 부동산 거품의 리스크도 키우고 있다.
실제로 7월보다 2배가 늘어난 8월의 신규 여신은 그 대부분이 기업들의 투자보다는 모기지 금융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8월의 민간기업 투자는 겨우 2.1%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통화완화 정책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차입 축소 노력도 저해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올 연말에 253%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08년 말의 125%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신이 급팽창하는 바람에 과잉생산을 억제하려는 노력도 미진하다.
향후 5년간 철강생산량의 10%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의지에도 철강생산량은 별다른 변함이 없다. 올해 정부가 다짐한 감산 폭은 4천500만t이지만 1∼7월에 겨우 30%만이 실현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민간 투자의 부진을 메우기 위해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인프라 투자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어 경제성장 동력으로서 역할은 제한적이다.
옥스퍼드대학 사이드 경영대학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비생산적인 사업들에 대한 과다투자는 부채 증가, 통화 팽창, 금융시장 불안정을 초래해 경제를 취약하게 한다"면서 "중국의 인프라 투자는 타국이 따라야 할 것이 아니라 피해야 할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리서치 회사인 IHS의 브라이언 잭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내년에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있어 경제안정을 유지하고 실업률을 억제하며 정치 불안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필요하다고 보는 온갖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내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태지역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당 대회까지는 성장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달성해야 할 목표이며 안정적인 외환보유고가 그다음으로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 경제의 상황이 그다지 장밋빛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환율 문제와 관련, 왕춘잉(王春英) 국가외환관리국 국제수지사(司) 부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간 자본 유출이 줄어들어 위안화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사장은 은행들의 외화 매도가 최근 감소했고 국가의 외환보유고도 비교적 안정적인 것은 자본 유출이 완화됐음을 가리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차입이 다시 늘어나 국외 자본이 국내로 들어오는 추세라면서 기업들이 당국의 눈을 피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는 행위를 계속 단속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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