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완전자본잠식' 대우조선해양, 3조 2,000억 규모 자본 확충 받는다···전제조건은 노조 '자구계획 동참' 동의

대우조선해양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총 3조 2,0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약속한 가운데 노조의 '자구계획 동참' 등에 대한 동의를 전제조건으로 내걸면서 이에 따른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은 10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1조8,000억원의 추가 출자전환을 하고, 수출입은행이 1조원의 영구채를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우조선 자본확충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이미 산업은행이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원한 4천억원을 포함할 경우 대우조선의 총 자본확충 규모는 3조 2,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이는 작년 10월 대우조선해양에 4조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합의했던 총 자본확충 규모인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산은과 수은의 자본확충 규모가 대폭 증가한 것은, 대우조선이 대규모 손실을 낸 가운데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자본이 4,582억원이나 잠식되며 완전자기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당초 대우조선은 올해 108억달러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치를 내놓았지만 실제 수주액은 30억달러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조선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상장 폐지될 경우 사실상 생존이 어려운 탓에 대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그간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출자전환에 난색을 보여 온 수은은 만기 없이 이자만 갚는 채권인 영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본확충에 참여하기로 했다.

영구채는 재무제표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입장에서는 자본확충과 같은 효과가 있다. 수은은 대우조선에 대출해준 돈 일부를 영구채로 바꿔주게 된다.

출자전환에 앞서 기존에 보유한 주식에 대한 감자도 이뤄진다.

산은은 대우조선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보유했던 대우조선 주식 약 6천만주를 무상 감자 후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로 보유하게 된 나머지 주식은 10대1의 비율로 감자하게 된다.

산업은행은 이렇게 감자와 자본확충이 완료되고 나면 대우조선의 자기자본이 1조6천억원 수준으로 늘어나고, 7천%를 넘어섰던 부채비율은 약 90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산업은행은 자본확충에 앞선 전제조건으로 노조가 쟁의행위 금지·자구계획 이행 동참 등을 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우조선과 노조에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쟁의행위를 금지할 것 등을 확약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산은은 "대우조선이 처한 엄혹한 경영환경을 고려할 때 산은과 수은의 지원은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달성해야 하는 여러 요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경영 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사의 단결된 노력과 고통분담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 확약서를 제출하는 것은 자본확충 등 정상화 작업을 지속할 필수적 선행 조건"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신규자금의 지원을 중단하는 등 원칙에 입각해 근본적인 처리 방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출범한 대우조선의 새 노조 집행부가 확약서 제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산은은 대우조선 노조가 확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데드라인'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자본확충 방안을 확정해야 하는 이사회가 다음 주 후반께 예정돼 있는 만큼, 이때까지는 확약서를 받아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 노사가 남은 약 1주일 동안 합의에 도달하느냐가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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