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을 깨고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 등 공격적인 재정확장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국채 금리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탄력을 받음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류도 서서히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또 다시 기준 금리를 동결하며 아직까지는 지켜보자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은행의 향후 행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트럼프 리스크'에 바빠진 각국 중앙은행들···달러화 급등 속 화폐 가치 지키기 총력
트럼프 당선에 따라 가장 큰 악재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은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기준금리 0.5%(50bp)인상했다. 미국 대선 개표가 이뤄진 지난 9일 장 중 달러당 20페소를 돌파한 달러-멕시코 페소 환율은 8거래일째 20페소선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연일 페소화 가치가 추락(달러-페소화 환율 상승)한 탓에 환율 방어에 나선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 금리를 연 5.25% 수준까지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또한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라 미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일본은행은 지난 주 잔존만기 1~5년짜리 국채를 정해진 금리에 무제한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승리 상승 여파가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연결되지 못하도록 사전에 방지하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에 따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변동성도 함께 높아지자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트럼프 당선 직후 기준금리를 0.25% 인하한 1.75% 수준으로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그 밖에도 말레이시아와 태국, 필리핀의 중앙은행들은 연일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국 화폐 가치 방어를 위해 환율시장에 개입하거나 개입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가계부채·외국인 자금 이탈 양방향 약재에 주름 깊어지는 한은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1.25%로 내린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연일 달러화 가치가 치솟는 가운데 한은은 다른 국가들의 중앙은행들 처럼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는 식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금융안정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에는 국내 상황이 좋지 않다.
미 금리상승으로 국내 금리와 내외금리차가 점차 벌어지는 것은 한은으로써는 큰 부담이다. 달러화 강세 가운데 원화 가치가 계속해서 낮아지며 이에 따른 외국 자금의 이탈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악재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할 경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받은 가계부채가 걸림돌이 된다. 여기에 더딘 내수 회복도 금리인상에 발목을 붙잡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나서 가계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급증세를 도무지 꺽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계부채가 곧 1,500조원을 돌파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를 인상할 경우 가계 부담과 대출 부실화 우려가 그만큼 커지게 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의 정치·금융 리스크에 크게 반응하면서 중앙은행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며 "한은도 미세조정 등을 하고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에는 어떤 형태로든 통화정책에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현재로써는 금리 인상요인과 금리 인하 요인이 맞물려 있어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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