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범죄,부패,테러 수단될라... 전자결제 발달 겹쳐 없어지는 고액권

윤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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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 설치된 각국 화폐 모습

우리나라에서 고액권 발행을 두고 논란이 나오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는 물가 인상 우려와 돈 세탁 등 지하경제 양성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1만 원권으로 100만원을 만들려면 100장이 필요하지만 5만원 권으로는 20장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10만원권 지폐 도안에 대한 의견이 나와도 지폐 제작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도 이같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지난 2009년 5만원 권이 발행됐음에도 품귀현상이 나타났는데 비자금 형성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나라도 이 같은 우려에 고액권을 만들지 못하는 것 뿐 아니라 기존의 고액권을 없애는 국가도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은 1920년대 대공황 이후 10만달러 지폐까지 발행했지만 위조와 사기 범죄 대상이 되자 1969년부터 통용을 금지시켰고 캐나다도 이같은 우려에 2000년부터 최고액권인 1000 캔자다달러 지폐 발행을 중지시켰다.

싱가포르도 지난 2014년 최고액권인 1만 싱가포르 달러의 발행을 중단시켰다.

인도 정부는 지난 11월 초 검은돈 근절을 위해 500루피와 1천루피 지폐를 신권을 아예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호주 정부도 지하경제 확대에 부담을 느끼고 최고액권인 100호주달러 지폐 폐지를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 2012년 호주중앙은행의 한 직원이 50호주달러와 100호주달러지폐가 탈세를 용이하게 한다며 폐지를 건의한 것이 화제가 되었다.

오세아니아의 선진국인 호주에서 이같은 건의가 나온 데에는 국내총생산(GDP)의 1.5% 규모인 210억 호주달러(18조3천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지하경제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5만원이 겪었던 것처럼 100 호주달러 지폐도 상당한 발행량에도 불구하고 시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범죄자나 탈세 기도자들의 비축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결제수단의 발달도 고액권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져 고액권 발행 중단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한 보고서는 고액권이 은행거래 회피 수단으로 선호되는 점을 지적하며 고액권을 없앤다면 전자지불 방식 발전이 기존의 고액 규모의 비즈니스 수단을 대체할 것이며 범죄와 테러, 부패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을 것으로 보고 이같은 사항을 권고했다.

주요 대형은행들도 금융범죄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액권 폐기를 제안하고 있는데다 유럽중앙은행에서도 500유로 지폐를 없애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고액권 폐기 트랜드는 금융권의 이슈로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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