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무역지도 변화가 본격화됐다. 중국은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지역 뿐 아니라 미발생 지역에서 생산한 삼계탕 원재로에 대해 사실상 수출길을 막았다. 경제성장률은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같은 메가톤급 악재는 없었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과 ‘최순실 게이트’는 한국경제를 흔들 악재는 아니었지만 저성장은 여전하다.
글로벌 무역지도 변화 시작 ‘미국 TPP탈퇴 공식화’...한미FTA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3개국인 미국·캐나다·멕시코간 자유무역협정인 북미 자유 무역 협정(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이하 나프타)에 있어 재협상 의지를 밝힌데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이하 TPP) 탈퇴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나프타, TPP 그리고 한미자유무역협정(이하 한미FTA)를 묶어서 '일자리를 빼앗는 협상'이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미국내 일각에서 한미FTA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지난해 미국 대선 이후 가진 당 주최의 '미 대선결과와 한반도 정세분석 좌담회'에서 "트럼프가 한미 FTA 부분에 대해 상당히 역점을 두는 듯하다"며 "참여정부가 협상할 때부터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미국이 손해 봤다는 인식이 미국 조야에 많이 깔린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 통상당국은 애초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우선주의'를 외치며 보호무역에 잰걸음을 보이자 대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만약 한미FTA 재협상으로 관세 혜택이 축소되면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가전, 철강 등 업종이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볼 때 수출로 먹고산다는 말이 나오는 우리나라 경제에 있어 교역조건 변화는 만만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정권 출범으로 미국과 중군간의 교역관계 및 외교·군사적 마찰이 증가도 우리 교역 조건에 호재는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한민국 정부신용등급을 AA/Stable(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교역관계 및 외교, 군사적 마찰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과 중국이 한국의 외교, 안보 분야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한국 수출 중 대중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 중국이 동아시아 ASEAN 제조업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과 중국 간 마찰 증가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행동에 나선 정부...한미FTA 장점 부각 나서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회의실에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보내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한국 지엠 사장, 존 슐트 암참 대표 등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장점 알리기에 주력하며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차관은 "한미 FTA는 통상문제 해결, 협력 증진을 위한 생산적 협의의 장으로 교역·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성과를 창출해 왔다"면서 "한미 FTA가 긍정적인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암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매년 미국 정부와 의회를 방문해 한국의 사업 환경 등을 홍보하는 암참 도어낙 행사를 활용해 한미 FTA의 긍정적인 면을 널리 알려줄 것으로 요청했다.
암참은 한국 정부가 한미 FTA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노력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업계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렴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우 차관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면서 국내 제도 선진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현안은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 한미 경제관계가 지속해서 발전하려면 양국 간 협력사업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트럼프 정부의 새 정책 방향을 활용한 한미 경제협력이 확대되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재계를 중심으로 트럼프 정권의 무역협정 재개정 및 탈퇴 행보에 비판적인데다 이같은 기조 아래서 로비를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한미간 교역 환경 변화는 아직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조지워싱턴대 비즈니스 스쿨 한국경영연구소(KMI) 주최 신년 세미나에서 "미국 업계는 여전히 한미FTA가 '골드 스탠더드'라고 믿고 있고, 또 이는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 가운데 가장 최고 수준의 규칙을 자랑하는 무역협정"이라면서 "아시아는 사업하기에 힘든 곳인데, 특히 우리 미국이 공식으로 (TPP)에서 탈퇴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한미FTA는 더욱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미생산지 삼계탕 원료도 사실상 수출 막혀...中교역 사드 여진 계속
이런 가운데 중국은 자국 정부에 등록된 국내 삼계탕 가공업체 5곳 중 농협목우촌·참프레·교동식품 등 3곳을 AI 관련 검역 조건에 따라 대중국 삼계탕 수출을 불허한 것으로 2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업계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에 대중국 교역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양국 정부의 삼계탕 수출 검역 조건 합의 당시 한국산 삼계탕 수입을 허용하되 '질병 비발생' 조건을 달은 만큼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가 큰 우리나라에 대한 조치일 수 있지만 지난달 중국으로의 삼계탕 수출액은 6톤에 못 미치는 5천505㎏ 규모로 전월(7만1천870㎏)에 비해 92.3% 급감, AI와 무관한 지역에서 만든 제품도 수출이 급감해 끊기다시피 해서 만만한 문제가 아니다.
덩치카 커진만큼 저성장 고착화된 한국경제
작년 11월부터 반도체, 화학제품 등에서 호조를 띠면서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저성장이 고착화된 한국경제에 있어 수출 교역 조건 변화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과거와 같은 고도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 전반의 소득 수준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7%는 한국경제의 현주소인 저성장의 고착화 가능성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 비해 0.1% 포인트(p) 올랐지만 2014년 3.3%를 찍고서 2년 연속 2%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한국경제가 성장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데 힘쓰고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경제체질을 바꿔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가지 개혁을 통해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산업 등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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