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가부도‘디폴트’ 베네수엘라 , 국제유가·채권시장 ‘휘청’

장선희 기자
디폴트

'오일머니'로 중남미 좌파국가들을 호령했던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국가 부도(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지자 국제원유·채권시장도 덩달아 출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디폴트 위기로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자 시장은 이 사태가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베네수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실상 디폴트 수준으로 강등하자 국채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권시장 역시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한편,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베네수엘라가 국가부도 위기에 빠지자 가장 긴장하는 곳은 바로 국제원유시장이다.

극심한 경제난과 미국의 경제제재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량이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번 디폴트 위기로 생산량이 더 감소할 경우 국제원유시장에 수급불안정을 야기할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16일 OPEC 통계를 인용한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하루 250만 배럴에 달했던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해 195만 배럴까지 떨어지는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디폴트 위기에 따른 운송리스크 등으로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이 감소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는 OPEC의 감산조치로 이미 경직된 국제원유시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RBC캐피털마켓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트랜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지난 2012년 이후 20% 이상 급감한 점을 지적하며 "베네수엘라의 혼란은 국가 원유 생산에 대한 압력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은 서서히 피를 흘리며 지금까지 왔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저명한 에너지 전문가이자 경제컨설팅업체 IHS의 부회장 대니얼 예르긴도 CNBC와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하루 평균 2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중단된다면 국제 원유시장은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는 많은 능력을 갖춘 중요한 산유국이지만 점점 생산 능력을 잃고 있다"며 "OPEC과 비(非)OPEC 산유국들이 이미 감산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 시장이 매우 빠듯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

국채가격 급락에 채권 시장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채권시장도 베네수엘라의 디폴트 위기에 가장 영향을 받는 시장 중 하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정부가 발행한 6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에 대한 이자 6억2천만달러(약 6천900억원)가 상환 기일을 넘겨 현재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져있다.

이에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전면적 디폴트의 바로 전 단계인 '선택적 디폴트'(SD·Selective Default)와 '제한적 디폴트'(RD·Restricted Default)로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에 국가신용도를 반영하는 베네수엘라 국채금리가 상승(국제가격 하락)했다.

WSJ는 IHS마킷의 통계를 인용해 2028년 만기가 도래하는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지난 14일 하루 만에 27.15센트에서 24.94센트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간 채무 재조정 합의 등으로 채권자들이 아직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이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설 경우 베네수엘라 국채가 자칫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RVX 자산운용의 레이 주카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로서는 채권자들이 상환유예 등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직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이 언제 한꺼번에 몰려들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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