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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일보

ECB 트리셰, ‘세계경제,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취약’

장선희 기자
트리셰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넘쳐난 자금 때문에 세계경제가 금융위기 때 이상으로 취약해졌으며, 신흥국 민간부채가 위기를 격발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장 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코스트인 명목임금 상승이 이상할 정도로 낮아 경기가 회복되어도 물가는 안 오른다"고 진단했다.

트리셰 전 총재는 프랑스은행 총재를 거쳐 2003년부터 2011년까지 ECB 총재를 역임했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이후 유럽 채무위기 사태 수습에 전념한 바 있다.

그는 글로벌화로 경제경쟁의 격렬함이 증가하고 있으며, 과학이나 기술 진전으로 항상 변혁 압박에 시달려 노동자는 임금인상보다는 고용유지를 중시하는 상황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노동계의 교섭력이 크게 낮아진 영향도 있기 때문에 임금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적 현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트리셰는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책임은 크다. 명언할 수 있는 것은 초(超)금융완화를 영원히 계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의회, 기업가, 노조 등이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정책에 한정하지 않고, 사물에는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다. 정부가 구조개혁을 소홀히 하고, 물가도 오르지 않으면 부정적 면이 쌓여간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정부 등에 아주 열심히 (각자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호소할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만이 고립되면 절대로 잘되지 않는다"고 주문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은 경제취약성의 중요지표다. 2008년 금융위기의 큰 원인은 과잉채무였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 채무는 GDP 대비 250%에서 275%로 25%포인트 증가했다.

그런데 위기 뒤 이 비율이 약간 내리거나 거의 같은 속도로 늘어 275%에서 현재 300%로 높아졌다. 따라서 경제나 금융의 취약성은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고 그는 규정했다.

유럽

트리셰 전 총재는 이번에 위험을 격발할 진원지로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을 지목하고, 조심해야 할 수준이며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신흥국경제에서는 민간부문 부채가 급증한다.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그렇다. 중국에서는 국유기업과 차입금이 큰 문제다. 회사채 발행 증대에도 주목, 신중하게 감시할 수준"이라고 했다.

금융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그는 "금융규제가 지나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금융위기의 교훈을 상기해야 한다"고 일정 정도 금융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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