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창업-벤처기업 정부지원금은 '눈먼 돈'…중복지원에 사후관리 엉망

윤근일 기자
감사원

정부가 창업·벤처기업에 각종 지원금을 중복해서 지급하고 사후관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퍼주기식' 지원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정부 융자금으로 사무실 임대를 통한 수익까지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창업·벤처기업 육성 및 지원실태' 감사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감사원은 구(舊) 중소기업청과 구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한국벤처투자 등을 중점적으로 감사해 총 28건의 위법·부당한 사항 및 제도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적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기청과 미래부는 2015년 10월 다수 부처가 100여 개의 창업지원사업을 운영해 복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 창업지원사업 효율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창업지원사업의 범위 및 사업별 유형 구분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구 중기청과 미래부는 2016년 해외진출지원사업으로 12개 창업기업을 중복해서 지원했다.

이는 사전에 사업 간 연계 또는 중복지원 필요성을 검토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감사원은 중기청이 2016년과 2017년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발굴된 기술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해 혁신센터가 추천한 중소기업에 기술개발자금을 지원하면서 추천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은 문제점도 지적했다.

감사결과 10개 혁신센터가 추천한 42개 기업 중 36개 기업이 지역별 혁신센터의 지원기업이 아닌데도 추천돼 정부지원금 총 34억 원이 부적정하게 지급됐다.

감사원은 융자·보증 지원 이후 사후관리 미흡으로 지원 자금을 용도 외로 사용하거나 폐업 등으로 영업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회수·채권보전조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들도 찾아냈다.

이밖에 중기청은 벤처기업에 세제·금융·입지 등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하면서 중진공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이나 보증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기술성·혁신성 등 별도의 평가를 하지 않고 벤처기업으로 지원한 점도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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