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韓 경제 3% 성장궤도 진입... ‘고용 재난 수준’, 작년 실업자 103만 명

윤근일 기자
문재인

한국 경제는 3년 만에 3%대 성장궤도에 복귀해 사상 처음으로 1인당 국민소득(GNI) 3만 달러 돌파 할 것으로 점쳐진다.

소득주도 성장을 목표로 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약계층 소득이 개선돼 작년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고, 소비도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재난 수준의 고용위기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2∼3월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대 초반으로 급락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돈줄 죄기에도 치솟았던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는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1년 전에 비해서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우리 경제는 3.1% 성장해 3년 만에 3%대 성장세로 올라섰다. 이후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1.1% 성장하면서 3%대 성장경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이 거시지표 면에서 선방한 정부의 아킬레스건은 고용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경제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고용"이라며 "올해 1분기 생산가능인구 감소세가 가시화되면서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가 받아든 고용 성적표는 최악이다. 재난 수준이라고 자인할 정도다.

지난해 실업자는 약 103만 명,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9%로 현재 기준으로 측정한 2000년 이래 각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2월과 3월 취업자 수는 2개월 연속 10만 명 대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지난해 역대 최대인 18조285억 원의 예산을 일자리사업에 쏟아부었고, 올해는 그보다 12.6% 늘어난 19조2천312억 원을 편성했지만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자영업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고용부진은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며 "소득주도성장으로 내수 수요를 확대하되 늘어난 수요가 국내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천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폭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른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됐다.

올해 들어 3월까지 소비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효과를 둘러싸고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올해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 개 넘게 줄어들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의 임시·일용직 감소세는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폭이 약 2만 명 확대됐다. 여기에는 서민 자영업의 위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부담이 가중된 결과일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에 더해 오는 7월부터는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됨에 따라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반기는 근로자들도 있지만 당장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더해 설상가상이라며 경영난을 호소한다.

이 밖에 실물경제 지표 중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증가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데다 제조업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고, 4월에는 수출이 18개월 만에 하락한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으로 꼽힌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부진이 심해졌고, 특히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용지표와 수출지표가 안 좋고 설비와 건설투자도 악화하고 있어, 경제정책에 우선순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