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민은행 "1달러=7위안 막아라"…홍콩서 3조원 채권 발행

장선희 기자
위안화

중국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당 7위안에 바짝 다가선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본격적인 시장 개입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고 나서 인민은행이 공개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민은행은 내달 7일 홍콩에서 200억위안(약 3조3천억원) 규모의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을 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되는 중앙은행증권은 3개월물과 1년물이다.

중앙은행증권은 인민은행이 발행하는 일종의 단기채권으로서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장치다. 만기는 수일부터 수년에 이르기까지 신축적이다.

인민은행이 신규로 중앙은행증권을 발행하면 홍콩의 위안화 유동성을 흡수해 결과적으로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코메르츠방크의 이머징시장 이노코미스트인 저우하오는 "이는 인민은행이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숏(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인민은행은 홍콩 금융관리국과 중앙은행증권 발행·유통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필요시 역외 외환시장 움직임을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이후 중앙은행증권 발행 제도 부활 외에도 ▲ 외국 선물환거래 20% 증거금 부과 ▲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시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 재도입을 통해 위안화 환율 관리 정책 수단을 추가로 확보했다.

외국 선물환거래에 증거금이 부과됨에 따라 선물거래로 미래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에 베팅하는 데 들어가는 금융 비용이 커졌다.

또 경기대응요소를 다시 도입함으로써 중국 당국이 기본적으로 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되는 기준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할 여지가 커졌다.

인민은행의 이번 중앙은행증권 발행은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강한 정책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단기적으로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중국 역내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2008년 5월 이후 10년간 달러당 7위안 이하를 유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시켜 수출 기업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비난하지만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급속한 추가 하락은 득보다 실이 더 많다면서 경쟁적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국가외환관리국장인 판궁성(潘功勝)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외화보유액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변동성 국면에 대처하는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정책수단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직면한 수출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규모 자본 이탈을 초래해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중국이 최근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에서는 벗어났지만 환율 문제는 여전히 미국 정부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인민은행이 이처럼 '보이는 손'으로 나서면서 위안화 환율 안정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했지만 위안화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여전히 작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이날 역내·역외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96, 6.97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이 잦아들 기미가 없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위안화 추가 약세에 베팅하면서 당국이 결국엔 달러당 7위안대 환율을 용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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