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中 반도체 굴기에 제동…올해 시장성장률 5년 내 최저 예상

이겨례 기자

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쏟아붓고 있는 '반도체 굴기(堀起)' 계획이 올해 예상만큼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요 둔화라는 글로벌 공통의 악재에 미·중 무역갈등이라는 중국만의 특수한 상황까지 겹쳐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률이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란 전망이 나왔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전년 대비 연간 매출 성장률은 16.20%로 예상된다. 금액으로는 7천298억 위안(약 121조원)이다. 이 같은 성장률은 최근 5년 내(2015∼2019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연간 매출 성장률은 2015년 23.05%, 2016년 20.11%, 2017년 21.75%, 지난해 18.98%(예상치)로 그동안 줄곧 20% 안팎 수준에서 유지됐다.

中 반도체 굴기에 제동=올해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전반적인 수요 약화, 글로벌 스마트폰 생산량 둔화 전망에 더해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글로벌 업황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으로 판단했다.

한국신용평가 강교진 선임애널리스트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기준으로 생산능력이 미미하고 연구·개발(R&D) 단계의 수율도 저조해 메모리 시장에서 실질적인 공급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기술적 측면에서도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과 아직 직접적인 경쟁은 어려운 수준이란 평가다.

가령 중국 푸젠진화(福建晉華·JHICC) 반도체는 30나노급 D램 양산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대(對) 중국 수출을 중단시키면서 생산설비 도입에 차질이 생겼고 최근에는 D램 양산을 포기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운신 폭이 비좁아 보인다.

D램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라는 3대 강자가 글로벌 시장의 약 95%를 장악하고 있다. 그나마 중국으로서는 여러 글로벌 업체가 각축을 벌이며 경쟁이 치열한 낸드플래시 시장 진입을 노려볼만하다.

하지만 여기서도 기존에 진입한 기업들과 중국 간 격차는 상당하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낸드플래시 예상 생산량 비중은 도시바(36.8%)와 삼성전자(32.5%)가 양대 축인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13.3%)와 마이크론(11.8%)이 10%대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YMTC의 예상 생산량 비중은 0.8%로 1%가 채 안 됐다.

중국

中반도체 추격 마음 놓을 수는 없어=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추격에 대해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산업을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기술 굴기 의지가 워낙 확고한 상태에서, 향후에도 5G·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언제든 중국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기계 전문 매체 MM인터내셔널은 최근 보도에서 "2017년부터 2020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62곳의 새로운 반도체 생산라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중 중국 본토에 위치한 생산라인이 26곳(42%)"이라면서 "지금은 중국 반도체 산업이 초기 개발 수준이지만, 최대 규모의 반도체 시장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밝혔다.

강 선임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생산물량을 확대해 시장 수급을 교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우리 기업들도 중국 업체들의 웨이퍼 투입 기준 설비 투자(CAPEX) 집행과 기술자 영입 추이, 중국 정부의 지원 방향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반도체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트럼프 “한국과 해법 찾을 것”…관세 인상 철회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대화를 통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발언은 급격히 냉각됐던 한미 통상 관계에 숨통을 틔워주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안드레센 호로위츠,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 투자

실리콘밸리의 거물 벤처캐피털(VC)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인공지능(AI) 기반 치과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스웨덴 스타트업 ‘덴티오(Dentio AB)’의 프리시드(Pre-seed)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며 초기 투자에 나섰다.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 코어위브 20억 달러 추가 투자

엔비디아가 자사 칩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코어위브에 20억 달러(약 2조 8천억 원)를 추가 투자하며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이번 투자는 최근 코어위브의 재무 구조와 사업 지연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차세대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