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취지는 좋은 ‘전국민 고용보험’ 당장 실행하기 어려운 이유

음영태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실업자들이 대거 늘어나는 상황 가운데 정부는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특수고용직, 비정규직, 자영업자 등에 대한 안정망 강화 방안으로 ‘전국민 고용보험’을 들고 나왔다.

지난 10일 취임 3주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모든 취업자가 고용보험 혜택을 받는 전국민 고용보험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를 위한 첫 단계로 내년부터 학습지 교사와 같은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예술인에게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국민 고용보험 가입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고용 위기에 처한 실업자들의 경제난을 해소하는 필요한 사회안전망 확충하자는 데 취지가 았다. 하지만 당장 전면 실시하기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고용보험 제도는 무엇일까?

고용보험 제도란 실직자에게 실업급여를 지급하면서 재취업을 유도하고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가입 기간 및 실업자 급여에 따라 차등 지급하고 있으며 고용보험 가입 기간이 직전 18개월 중 180일 이상인 경우, 퇴직 전 급여의 60%까지 최대 9개월간 수급이 가능하다.

▲왜 지금 전국민 고용보험이 주목되나?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 계획을 밝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업자는 급증하는데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으며 이들을 지원할 안전망이 부실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민 고용보험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재원

고용 상황이 악회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안정망을 개선하자는 것은 좋은 취지이지만 문제는 고용보험의 재원이다.

고용보험의 재원인 고용보험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실업급여 계정에서 1조3천802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고용보험 기금 전체를 놓고 보면 2년 연속 마이너스로 지난해만 2조 원 넘게 적자를 봤다.

올해 들어 3월까지 구직급여 지급액이 2조4천억 원이 넘으면서 고용보험 기금이 1천억 이상 적자가 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보험 기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적립금은 7조245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천75억원이 줄었다. 1분기 수입은 4조1천439억 원인 반면 지출은 4조 2천514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출 중 실직자에게 지급하는 구직급여가 2조4146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해 1월 7336억 원에 이어 2월 7819억 원, 3월 8982억 원, 4월 9천933억 원으로 매달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노동부는 올해 구직급여 지급액이 12조 원 대 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곳간이 비워가는 고용보험기금의 재원 충당의 문제 외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영세 자영업자의 보험 의무가입 문제이다.

실업급여

▲ 자영업자, 가입할 수 있어도 안 하는 데

자영업자는 지금도 본인이 원하면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임의 가입 대상으로 가입자는 2019년 12월 기준 15,549명으로, 가입률은 0.38%에 불과하다.

의무가입과 같은 효과인 전 국민 고용보험을 도입할 경우 보험료 부담을 느끼는 사업주, 노동자가 적지 않게 나올 전망이다.

사업주와 고용 보험료를 절반씩 나눠 부담하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보험료 전액을 본인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 부담 뿐 아니라 실업급여 받는 요건도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점도 자영업자들이 고용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이다.

▲ 취지는 공감, 당장은 어렵다

전문가들은 전국민 고용보험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실현하기에는 어렵다고 예상한다. 고용보험 기금의 재원 조달, 자영업자들을 설득하는 것, 보험료를 얼마나 어떻게 부담하게 하느냐의 문제 등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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