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빨간불 켜진 재정건전성…국가채무 945조

음영태 기자

정부가 556조 규모의 ‘슈퍼예산‘을 편성하면서 내년 국가채무가 945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비율이 3차 추경 기준으로 올해 43.5%에서 46.7%로 올라갈 것으로 보여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를 열고 내년도 예산 정부안을 555조8천억원으로 확정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43.5%에서 46.7%까지 오르고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5.4% 수준이다.

예산안

▲’들어올 곳보다 나갈 곳 더 많다’…역대 확장재정에 '곳간 거덜날까'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을 선택했다.

본예산 기준 내년 총지출 증가율(8.5%)은 2019년(9.5%)과 2020년(9.1%)과 비슷하나 총지출 증가율에서 총수입 증가율(0.3%)을 뺀 확장재정 수준은 8.2%포인트로 역대 최대 규모다.

내년 총수입 증가율은 올해 본예산 상 추정치인(481조8천억원) 대비 0.3% 느는 데 그친 반면, 총지출 증가율은 올해(512조3천억원) 대비 8.5% 증가한다.

총지출 규모(내년 555조8천억원)가 총수입(483조원)보다 많은 상황도 2년 연속 이어진다. 총지출 규모가 총수입을 넘어서는 것도, 총지출 증가율이 총수입 증가율을 넘어서는 것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내년 법인세수 8.8% 줄어 국세 수입 1.1% 증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세수가 극히 부진한 가운데 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났다.

정부는 내년 국세 세입을 282조8천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세입경정(11조4천억원·세수 부족 예상분 보충)을 반영한 3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올해 세입 전망치보다 1.1% 많은 규모다.

내년 법인세수가 53조3천억원으로 올해(이하 3차 추경 기준) 대비 8.8%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파가 크다.

소득세수(89조8천억원)가 올해 대비 1.5% 증가하고 종합부동산세(5조1천억원)가 54.0% 급등하며 간신히 국세 수입을 플러스로 만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국가채무비율 46.7%로 껑충…재정악화 속도 빨라져

들어올 돈은 없는데 정부 재정 지출이 늘면서 재정수지의 악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정부가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인 89조7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로써 내년 국가채무는 900조원을 훌쩍 넘는 945조원까지 늘어난다. 올해 연말 전망치인 839조4천억원보다 105조6천억원이나 많다.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6.7%로 올해 대비 3.2%포인트 오른다. 재정수지 적자는 109조7천억원, GDP 대비로 5.4% 수준이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경기에 미친 충격이 워낙 커 나라 살림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더 악화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2022년 국가채무가 1천70조3천억원으로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같은 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9%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5.9%로 정점을 이룬다.

가게

▲정부 "골든타임서 재정 역할 필요"

정부는 재정수지의 급속한 악화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확장재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내년 예산안 사전 브리핑에서 내년을 우리 경제의 향방이 결정되는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국가·국민경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인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재정 악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국가채무비율이 작년 말 30%대 후반(37.1%)에서 올해 40%대로 껑충(43.5%) 뛴 상황에서 2022년에는 50%를 돌파(50.9%)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4년에는 60%에 육박(58.3%)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한국, 선진국과 달라…급격한 부채 확대 안돼"

피치는 지난달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해버렸다. 이보다 며칠 전에는 일본 역시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기축통화국인 이들과 달리 한국은 국가신용등급 전망이 악화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확장재정이 불가피하지만 국가채무비율이 30% 후반에서 불과 5년 만에 50% 후반으로 증가하는 건 속도가 정말 빠르다"고 비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선진국은 복지 시스템이 이미 구축돼 있어 복지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여지가 별로 없지만 한국은 연금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고령화가 진전되면 앞으로 복지 수요가 크게 늘어나 재정 건전성이 추가로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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