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돌지 않는 돈’…요구불예금 회전율 35년만에 최저

음영태 기자

가계나 기업이 은행에서 쉽게 꺼내쓸 수 있는 예금의 인출 빈도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경제주체(기업·개인)이 돈을 은행에 묶어두는 추세가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심각한 돈맥경화…요구불예금 회전율 35년만에 최저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5.5회였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회전율이다.

예금 회전율은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활발하게 도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지난 5월 15.6회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불과 석 달 만에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예금 회전율은 1990년대까지 상승해 1999년 7월 95.5회로 정점을 찍었으나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부터는 줄곧 30회를 밑돌았고, 2010년대 후반으로 갈수록 20회를 넘는 일도 드물어졌다.

대출

▲불확실성 커지자 투자보다 은행에 묶어둔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돈을 꺼내 쓰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투자처가 있으면 바로 쓸 수 있는 단기 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데, 이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경제 주체들이 투자하기보다는 일단 돈을 묶어두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요구불예금은 올해 8월 현재 요구불예금(평잔, 계절조정계열 기준) 311조4천868억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작년 12월(251조8천930억원)보다 23.7% 증가했다.

대출

▲은행 예금533조…개인·기업 ‘현금쌓고 보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요구불예금 잔액(MMDA 제외)은 533조4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4조9370억원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서만 90조2594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치(24조8167억원)의 3.6배를 기록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6월에만 23조1256억원 증가했다. 이후 7월 9조9449억원이 빠졌다. 이후 8월 13조7254억원, 9월 14조9370억원으로 연이어 상승했다.

3월 빠지기 시작한 정기 예금이 8월 이후부터 다시 늘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9547억원, 9월 7조1762억원 증가하면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들은 요구불예금으로, 기업은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으로 돈을 은행에 쌓아두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요구불예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