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중·러 견제'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 "민주주의 지키자"

함선영 기자

중국과 러시아 견제를 겨냥해 미국이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9일(현지시간) 개막했다.

약 110개국 정부와 시민사회, 민간 분야 관계자들을 초청해 화상으로 열린 이 회의는 1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한국도 참석 대상인 이날 화상 개막식엔 89개국이 참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이번 회의는 미국이 권위주의 정권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를 협공하기 위해 우군을 최대한 넓히고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려고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우려스러운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나설 투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미국의 주도적 역할과 함께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호소한 셈이다.

또 그는 "외부 독재자들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그들의 힘을 키우고 억압적 정책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연설 내내 국가를 거명하진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는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선언 이후 서방의 동참 국가가 늘어나는 등 미중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열렸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 탓에 지난 6일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에 초강경 압박을 이어가는 와중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 전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위해 4억2천440만 달러(4천993억 원)를 투자하는 민주주의 회복 구상을 내놓으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1·6 의사당 난동사태 등 미국 내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미국 민주주의는 최고의 이상에 부응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고 몸을 낮추기도 했다.

참석 정상들은 민주주의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일부 정상은 직설적인 어조로 중국과 러시아를 정조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의 공격성에 우려를 표시하며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 훼손, 인권 탄압에 집단적으로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 지원을 받는 벨라루스와 중동 난민 문제를 놓고 갈등 중인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러시아의 태도를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러시아의 침공 우려가 제기된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의 참석 후 트위터에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얻어내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 회의에는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대만의 대표도 참석했다. 미중 갈등 속에 대만을 지원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된 부분이다.

첫 세션 발언자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주의 증진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국은 참가국 간 권위주의 타파, 부패 척결, 인권 증진에 관한 구상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내년 2차 회의를 개최해 각국의 약속 이행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민주주의 정상회담
[REUTERS/연합뉴스 제공]

초청 대상에서 배제된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내정간섭이라고 주장한 중국은 지난 4일 자체 민주주의 백서를 발간하고 120여 개 국가나 지역에서 참석한 맞불성 국제포럼 행사를 개최할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이 국제법에 뿌리를 둔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는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라고 비난했다.

양국의 주미 대사는 지난달 말 한 공동 기고문에서 이 회의가 "전형적인 냉전적 사고"라며 미국을 향해 대립과 선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유일하게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 헝가리는 EU 집행위원장이 EU를 대표해 연설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이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사유가 됐다는 당국자 발언을 전했다. 파키스탄과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정상 간 통화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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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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