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메이드인 차이나 옛말, 중국에 등돌리는 유럽기업

함선영 기자

유럽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급감해 중국 경제에 새 악재로 부상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디엄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연합(EU)과 영국의 그린필드 투자는 작년 상반기 48억 달러(약 6조7천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20억 달러(약 2조8천억원)로 절반 넘게 줄었다.

그린필드 투자는 기업이 스스로 부지를 확보하고 생산시설과 사업장을 구축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형태의 직접투자를 말한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 같은 소수 유럽 업체가 이 같은 투자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이는 외부 자본이 아니라 중국 내 자회사 수익을 재투자한 것으로 분석됐다.

로디엄의 중국 부문 편집자 노아 바킨은 "소수 대기업이 명목적 투자를 유지하고 다른 업체들은 잔류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발표한 해외 직접투자는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집계에는 절세를 위해 홍콩을 거쳐 돌아온 중국 본토의 자본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게 사실이다.

해외 직접투자로 건립된 중국의 자동차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해외 직접투자로 건립된 중국의 자동차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중국 내 EU 상공회의소도 이날 다른 보고서를 통해 중국 투자를 기피하는 유럽 기업의 추세를 진단했다.

EU 상공회의소는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엄격한 방역규제와 경기부진을 유럽 기업이 중국 시장을 꺼리게 된 이유로 꼽았다.

일단 기업 임원이나 노동자들이 중국을 출입하는 게 까다로워 정상적인 경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0.4%에 불과해 수십 년간 유지해온 '세계의 공장'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중국 내 EU 상공회의소 소장인 요르트 우트케는 팬데믹 이후 중국에 새로 진입한 기업은 없고 대기업도 흥미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아예 고려대상도 아니다"며 "기업은 이제 동남아시아, 인도, 세계 다른 지역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애국주의를 앞세운 보호무역도 유럽 기업이 중국을 꺼리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 내 스웨덴 상공회의소는 중국에서 명품부터 제조업 장비까지 중국이 수입품을 사려는 성향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뒤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내걸고 주요 제품을 국산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EU는 그간 중국에 무역적자를 크게 내지 않았으나 올해 상반기 수출이 1천120억 달러, 수입이 3천20억 달러로 불균형이 확대됐다.

NYT는 유럽 기업이 중국에 기술과 자본 유입의 주요 통로였다며 최근 추세가 중국 경제에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관계경색에 따른 투자 감소, 부동산업계 불황, 방역규제로 인한 소비 위축에 이은 또 다른 악재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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