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전채 발행한도 확대법안 부결됐는데 주가는 왜 오를까

음영태 기자

한국전력의 회사채(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9일 증권가에서는 전기료 인상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2배에서 최대 6배까지 늘리는 내용의 한국전력공사법(한전법) 일부개정안을 상정해 표결에 부쳤으나 야당 의원들의 반대 및 기권표가 대거 쏟아지며 부결됐다.

이날 전기요금 인상을 통한 자금 조달 방안에 힘이 실리면서 한전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전력이 9일 오전장에서 4%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9일 오전 11시 34분 기준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5.43% 오른 2만 4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편, 산업부는 빠른 시일 내에 법 개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 서울 본부
한국 전력 서울 본부 [연합뉴스 제공]

▲한전채 발행 차질 발생 시 한전 자금 조달 어려워

한국전력은 올해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비해 낮은 전기요금 인상폭으로 적자가 발생하면서 자금 부족분의 대부분은 한전채 발행을 통해 충당해 왔다.

올해 중 23조원 이상의 한전채를 발행하면서 지난해 발행액인 10.3조원을 크게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한전채 발행 한도가 92조원 수준으로 여력이 충분히 남아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올해 말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반영되면서 적립금이 감소하게 되면 현행 한전채 발행 한도가 유지될 시 내년 중 추가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발전사로부터의 전기 구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한국전력의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법안이 추진됐던 것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올해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한국전력이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발전사로부터 전기 구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어 "높아진 에너지 가격이 한전의 전력조달단가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다"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전력조달비용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한전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지난 10월 말 자금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한국전력을 포함한 공공기관들의 회사채 발행을 자제하고, 은행 차입금 확대 또는 해외채권 발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유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연말까지 시중은행으로부터 약 2조원의 차입금을 늘릴 예정이나,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또 " 내년에는 50원/kwh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올해 평균 전기요금이 116원/kwh 수준임을 감안 시 인상 요인을 한 번에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나, 외부에서의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자체적인 현금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폭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전력
[연합뉴스 제공]

▲내년 전기요금 얼마나 오를까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법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한전의 정상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정책 자금을 투입하거나 전기요금의 대규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평균 연료비 단가와 환경 관련 비용을 반영하는 원칙을 적용한다면 50원/kWh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며 "인상 요인을 한 번에 반영하기는 어렵겠지만 요금 인상 폭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의 재정 상태를 우려하면서도 전기료 인상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한전채 발행 한도 확대 법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오히려 좋다"면서 "한전 주가에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식시장은 한전이 흑자 전환할 정도로 대폭의 전기요금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이 증권사 역시 50원/kWh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야당(더불어민주당)에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주장한 만큼 12월 기준연료비 인상 가능성은 커졌다"고 봤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전력#한전채#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