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소득은 늘었지만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투자가 줄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예금을 중심으로 3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었다.
하지만 기업의 경우 수출 부진과 영업이익 축소로 1년 전보다 더 큰 자금난을 겪고 예금에서 보충했다.
한국은행이 6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올해 1분기 순자금 운용액은 76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64조8천억원)와 비교해 1년 새 12조1천억원 늘었을 뿐 아니라 2020년 1분기(81조원) 이후 최대 기록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주체의 해당 기간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보통 가계는 순자금 운용액이 양( ·순운용)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을 통해 순자금 운용액이 대체로 음(-·순조달)의 상태인 기업·정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작년 가계의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증가한 데 대해 "가계 소득과 소비는 양호한 흐름이었지만, 주택 투자가 부진해 순자금 운용 규모가 1년 전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99만1천원으로 지난해 1분기(386만원)보다 3.4% 불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1분기 자금 운용 규모(69조8천억원)는 1년 전(89조2천억원)보다 약 19조원 줄었다.
자금 운용을 부문별로 나눠보면, 특히 가계의 국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가 1년 사이 6조6천억원에서 -3조8천억원으로 10조원 넘게 급감했다. 주식이나 펀드에서 오히려 돈을 뺐다는 뜻이다.
반대로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은 60조1천억원에서 62조2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내 예금의 비중은 1분기 기준 44.5%로 직전 작년 4분기(43.5%)나 1년 전(41.8%)보다 커졌다.
주식 비중(19.8%)도 1년 전(20.1%)보다 늘었지만, 이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보험·연금 준비금의 비중이 1년 사이 30.2%에서 27.6%로 크게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자산들의 비중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아울러 가계의 1분기 자금 조달액은 모두 -7조원으로 집계됐다. 돈을 끌어 쓴 게 아니라 오히려 대출 등을 7조원어치 상환했다는 의미다.
1분기 가계의 자금조달액(-7조원)과 금융기관차입액(-11조3천억원)은 모두 역대 최소 기록이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대출금을 중심으로 조달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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