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계선 판사, 한덕수 탄핵심판 ‘나홀로 인용’ 의견…소수의견 배경은

김영 기자

헌재 판단 기준·재판관 구성에서 드러난 차이

정계선 헌법재판관이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심판에서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심판에서 재판관 9명 중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이 의견을 낸 가운데 정 재판관의 소수 의견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탄핵 판단에서 적용되는 중대성·명백성 요건과 공직 책임 해석 차이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헌법재판관 현황
▲ 헌법재판관 현황 [연합뉴스 제공]

◆ 기각 5·인용 1·각하 2명으로 결론 나와

헌재는 24일 오전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재판관 9명 중 5명은 기각 의견을 냈고, 정계선 재판관 1명은 탄핵 인용 의견을, 2명은 각하 의견을 제시했다.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다수의견이 기각으로 모였지만, 인용 의견의 존재는 직무 책임과 위법성 판단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기각 의견을 낸 5명 중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 4명은 한 총리가 국회가 선출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행위는 헌법과 법률 위반 요소가 있다고 보았다. 다만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위법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탄핵 요건으로 요구되는 중대성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다.

또 기각 의견을 낸 5명과 정계선 재판관까지 총 6명은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 관련한 핵심 쟁점에서 위법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다수의 판단을 뒷받침한다.

◆ 특검 후보 추천 지연과 재판관 임명 거부 판단

정계선 재판관의 인용 의견은 다른 재판관들과 문제를 바라보는 지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이른바 ‘내란 특검’ 후보자 추천을 제때 의뢰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 행위가 특검법·헌법·국가공무원법 등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보고, 위법성이 파면 요건에 이를 만큼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정 재판관은 재판관 임명 거부 문제를 함께 평가했다.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은 헌법기관 간 권한 균형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해석했다. 정 재판관은 이러한 위법성이 누적돼 헌재의 정상적 역할과 기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았다. 이는 공직자의 재량권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에서 다른 재판관들과 기준이 달랐음을 보여준다.

정 재판관은 인용 의견에서 한 총리의 직무 수행이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로 논란을 증폭시키고 혼란을 가중시켰으며 헌재가 담당하는 정상적인 역할과 기능마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만드는 헌법적 위기 상황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직자의 책임 범위를 보다 넓게 해석해야 한다는 견해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 직무 위법성 판단 기준에서 드러난 견해 차이

탄핵심판의 핵심은 직무 위반이 탄핵 요건인 중대성과 명백성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다수 재판관은 한 총리의 행위가 일부 부적절한 요소가 있더라도, 헌법적 질서를 침해할 만큼 명확하게 입증된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는 기존 탄핵 판례에서 반복된 판단 기준과 맞닿아 있다.

반면 정 재판관은 직무상 의무 위반이 반복되거나 중대한 절차적 문제를 초래하면 파면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헌법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흔드는 행위는 단일 사안이더라도 공직자 책임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재량 행위와 위법성 판단을 둘러싼 이러한 시각 차이는 향후 탄핵심판 기준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이 법적 판단이면서도 정치적 맥락을 배경으로 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이번 판단 차이는 직무 책임 기준을 어디까지 확장해야 하는지 논쟁을 촉발할 수 있다. 특히 특검 추천·재판관 임명 거부 등 권한 행사 관련 판단은 향후 유사 사안에서 기준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반복될 직무 책임 논쟁

이번 소수의견은 향후 고위 공직자의 책임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의에서 중요한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다수의견이 유지한 엄격한 탄핵 요건과 정 재판관이 제시한 확장된 책임 해석 사이의 간극은 향후 정치권·법조계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재판관 구성 변화나 제도 개편 논의에서도 이러한 견해 차이가 반영될 수 있다.

또한 특검 추천 지연과 재판관 임명 관련 문제는 헌법기관 간 권한 배분의 적정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논쟁을 불러올 수 있다. 탄핵제도의 적용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만큼,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건 판단을 넘어 제도적 논의로 확장될 여지도 있다.

☑️ 요약:
 정계선 재판관은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내며 직무 위법성 판단 기준을 다수의견보다 엄격하게 적용했다. 재판관 구성과 판단 논리는 중대성·명백성 요건 해석 차이를 보여주며, 향후 공직자 책임 기준과 탄핵제도 논의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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