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EU 관세분쟁에 글로벌 해운 병목현상 심화

장선희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관세 위협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운 시장에 광범위한 교란을 일으키며 글로벌 병목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 주요 항만의 혼잡도가 급증한 가운데, 미-중 관세 휴전과 홍해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운송 시간이 늘어나고 해상 운임 인상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위협하면서 대서양 무역까지 타격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 유럽 주요 항만 혼잡 심화와 운송 지연

런던의 해운 컨설팅 회사인 드루어리(Drewry)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북유럽 주요 관문 및 기타 허브의 항만 혼잡이 심화되고 있다.

3월 말부터 5월 중순 사이에 독일 브레머하펜의 정박지 대기 시간이 77% 급증했으며, 앤트워프는 37%, 함부르크는 49%나 지연 시간이 늘어나는 등 로테르담과 영국의 펠릭스토우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과 더불어 라인강의 낮은 수위가 지목되며, 이는 내륙 지역을 오가는 바지선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항만 지연은 운송 시간을 증가시켜 화주의 재고 계획에 차질을 초래하고, 결국 화주들은 추가 재고를 보유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 미-중 관세 불확실성이 수요 변동성 증폭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수입품에 대한 145% 관세를 일시적으로 철회하면서 세계 주요 경제 대국 간의 해운 수요가 일시적으로 앞당겨지는(pull-forward) 현상이 발생했다.

드루어리는 "8월 14일 만료되는 미중 관세 90일 유예로 인해 태평양을 횡단하는 동해안 무역은 성수기 초반 조짐을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양상은 중국 선전뿐만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서도 나타나 4월 말부터 정박 대기 컨테이너선 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관세 휴전이 아직 태평양을 건너는 선박의 급증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중국에 대한 30% 관세가 여전히 너무 높은 수준인지, 아니면 미국 기업들이 단순히 관세가 더 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선적량을 늘리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정책은 갑작스러운 위협과 휴전이 맞물려 수입업체와 수출업체가 주문을 조정하기 어렵게 만들어 계절에 맞지 않는 수요 변동을 발생시키고 있다.

수출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EU 관세 위협 등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최근의 가장 큰 충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6월 1일부터 유럽연합(EU)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위협이 실행될 경우 대서양 무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50%의 추가 관세 부과는 EU의 대미 수출을 상호 관세 부과 대상인 모든 제품에 대해 거의 0%로 감소시켜 EU의 대미 수출 총액을 절반 이상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이러한 정책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가 미국 GDP 대비 수출 비중을 고려할 때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홍해 리스크도 여전히 해운 업계를 압박하는 주요 요인이다.

화물선들은 여전히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홍해를 우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 유럽, 미국을 연결하는 항로를 통해 남아프리카를 우회하여 화물을 수송하면서 운송 지연이 고착화되고 있다.

▲ 운임 인상 및 시장 압력 가중

해운사들에게 지연과 수요 변동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져 운임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MSC 지중해 해운을 포함한 해운사들은 이미 6월부터 아시아발 화물에 대해 일반 운임 인상과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조치는 앞으로 몇 주 동안 해상 화물의 현물 운임을 인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팍로이드 AG의 롤프 하벤 얀센 CEO는 유럽 항만들이 완전히 통제되기까지는 "6~8주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하며, 홍해 횡단이 재개되더라도 선박 교통으로 항구가 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점진적으로, 어쩌면 몇 달에 걸쳐 운항을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해운 시장의 병목 현상과 운임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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