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BIMCO “이란의 보복 우려 커져”…해운 비용·보험료도 폭등

장선희 기자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중동 해역을 오가는 상업용 선박에 대한 위협 수준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 관련 단체인 BIMCO(세계선주협회)는 이날 발표를 통해 “이란이 어떤 방식으로 보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아라비아 반도 주변 해역에서의 위험은 분명히 증가했다”라고 밝혔다.

▲ 후티 반군 위협도 확대…미·이스라엘 관련 선박 ‘표적’ 가능성

야콥 라르센 BIMCO(빔코) 보안 책임자는 “홍해 및 아덴만에서 후티 반군의 위협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현재 후티는 미국 및 이스라엘과 연관된 상선들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다른 국적 상선도 공격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이란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주된 보복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는 CNBC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로선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항해하고 있으나, 경계 수준은 매우 높으며 상황은 시간 단위로 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하이파항 정박 일시 중단…물류 흐름 차질 우려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Maersk)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을 이유로 이스라엘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하이파항 기항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다니 그룹이 소유한 42억 달러 규모의 하이파 화물 터미널은 이란 미사일의 표적이 되었지만, 현재까지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최근 이란발 소셜미디어에서 화재 피해가 발생했다는 허위 정보가 유포되기도 했으나, 아다니 측은 이를 즉시 부인했다.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호르무즈 해협 타격 시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 가능성

라르센 보안 책임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함 미사일, 무인기(드론), 수상 무기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해상 기뢰 설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란 국적 선박이나 해양 환경에 대한 피해를 감안할 때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석유 수송 요충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컨테이너 교역량의 4% 미만을 처리하지만, 제벨 알리 항과 코르 파칸 항은 이 지역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의 중요한 중개 지점이다.

이러한 항구에서 처리되는 화물의 대부분은 두바이로 향하는데, 두바이는 페르시아만, 남아시아, 동아프리카 지역으로의 피더 서비스를 통해 화물 운송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적으로라도 통과 차단 시 글로벌 원유·에너지 가격 및 해운 비용의 급등이 불가피하며 공급도 지연될 수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3년 하루 평균 2,090만 배럴의 석유가 이 해협을 통해 운반됐다.

선박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해운 비용·보험료 폭등…VLCC·컨테이너 운임 50~150% 상승

이미 해상 운임은 급등하고 있다.

해운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상하이-제벨알리(두바이) 노선의 스팟 운임은 전월 대비 55% 급등해 40피트 컨테이너(40FEU)당 2,76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보안 강화 비용, 고유가, 위험지역 고속항해에 따른 연료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VLCC(초대형 원유 운반선)의 중동-중국 노선 스팟 운임은 주간 기준 154% 상승했으며, 중동-일본 간 LR2(중형 정유제품선)는 148%, VLGC(초대형 가스선)는 33% 증가했다.

운임 인상의 원인으로는 보안 조치 비용 증가, 벙커유 가격 상승, 그리고 고위험 지역을 빠르게 통과하는 선박의 연료 사용량 증가에 따른 연료비 증가 등이 있다.

세계 최대 해상보험중개사인 마쉬 맥레넌(Marsh McLennan)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선체·기계 보험료가 60% 이상 인상되었다고 밝혔다.

▲ BIMCO “위험 자율 판단 필요…해안 근접 회피·통신 유지 권장”

BIMCO는 해운사들에게 보안 리스크 평가를 재검토하고, 잠재적 위협에 대한 완화 조치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라르센 보안 책임자는 “선박은 가능하면 이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항로를 선택하고, 영국 해상무역운영센터(UKMTO)와의 긴밀한 연락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선박 내 화재 진압 및 방수 시스템을 점검하고 피해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BIMCO는 “특정 지역을 완전히 회피하라고 공식 권고하지는 않는다”라며, 항해 여부는 선사의 리스크 평가, 선박 및 화물의 취약성, 승무원·화주와의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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