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기후에너지부 신설과 함께 ESG 산업을 정책 기조로 삼는 가운데, 기업 현장에서는 ‘친환경 공급망’ 구축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이는 단순히 시설 탄소 배출 저감을 넘어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포장·물류·유통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친 변환이다.
이에 글로벌 기후 규제 강화와 맞물린 국내 기업의 생존 전략을 정리했다.
▲ 기업의 ESG 반영 현황
먼저 대기업들은 이 같은 환경을 반영해 공급망 전반의 ESG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에 탄소 감축 전략 수립과 이행을 요구하면서,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지원과 평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력사가 탄소 배출 감축 계획을 수립하면, 이를 바탕으로 거래 지속 여부나 금리 혜택이 결정되는 구조다.
또 LG화학은 RE100 전환을 협력업체에도 적용하면서, 환경 인증 자문과 재생에너지 전환 컨설팅을 무상 제공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공급사 전반에 ESG 통합 평가 체계를 도입했다.
ESG 통합 평가 체계에서 일정 점수를 충족하지 못하면 협력 관계를 보류하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도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윤리경영을 넘어선 생존 전략으로, 완성차나 반도체 글로벌 판매 시 탄소 감축 성과에 따른 입찰 참여 기회 제한 규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 2020년부터 공공조달 과정에 ESG 요소를 의무 반영하도록 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했으며, 제품의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세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또 미국은 지난 2022년 연방조달청(GSA)를 통해 탄소 배출량 공개, 감축 목표 설정, 기후 관련 재무 리스크 공개 등의 요구를 충족하지 않을 시 계약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에도 5대 금융지주와 함께 협력회사 ESG 펀드를 조성해 관련 산업 지원에 나선 바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당시 1조 원의 출자금을 5대 은행에 예치하여 중소·중견 협력회사들이 예치이자 및 감면금리를 활용하여 무이자 대출 기회를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 중소기업의 규제 이행 지원
한편 이러한 규제 흐름에서 자금력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포장재로의 전환, 재생에너지 설비 도입, 탄소 배출 추적 시스템 구축 등은 초기 투자 비용이 크기에 중소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제로 꼽힌다.
특히 내수 시장 축소에 따른 해외 진출 시도가 증가하면서 관련 대출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최근 몇 년간 다양한 공급망 지원제도가 등장했으며, 대표으로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이 지원한 ‘탄소감축 바우처’가 있다.
당시 정부는 중소·중견 제조업체가 공정 개선, 설비 교체, 감축 컨설팅 등 온실가스 저감 활동을 추진할 경우, 필요한 비용의 최대 90%까지 정부가 바우처 형태로 지원한 바 있다.
일례로 노후 보일러를 고효율 저탄소 모델로 교체하거나,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설비를 도입할 경우 비용을 일부 보전받는 방식이다.
또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배출량 진단, 감축 전략 수립 등 기술 컨설팅 역시 지원하면서 빠른 변화를 유도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탄소감축 바우처는 기업의 개별 설비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의 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 친환경 공급망, 미래 경쟁력 되나
한편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이어질 경우 기업의 ESG 전환이 장기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생산 비용이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규제 회피와 투자 유치, 브랜드 가치 제고로 이어진다는 시선이다.
특히 탄소 감축이 구체적 숫자로 입증될 경우, 글로벌 투자기관이나 ESG 펀드의 접근이 쉬워지고, 녹색금융의 혜택도 더욱 넓어진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탄소 중립을 조기 달성할 경우 금융권의 장기 손실이 줄어들고 전체 산업 리스크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벌 규제 강화 기조에 비췄을 때 기후 대응이 오히려 비용을 절감하고, 수출 규제 위험을 회피하는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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