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은 28일(현지 시각) 대부분의 유럽산 제품에 대해 1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하면서 양측 간의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가까스로 피했다.
이 합의는 양측이 전 세계 무역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정치적 타협으로 평가된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몇 달간의 협상 끝에 이뤄졌으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이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만나 최종 타결했다.
▲"사상 최대의 딜" vs. "얻을 수 있는 최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사상 최대의 딜"이라며 EU가 미국에 6,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미국산 에너지와 군수 장비를 대규모 구매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주 일본과 체결한 5,500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경한 협상가"라고 평하며, 15% 관세율이 "모든 품목에 적용돼 얻을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번 합의가 세계 양대 경제권 간의 무역 관계에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메르츠 총리 역시 이번 합의가 독일의 수출 중심 경제와 자동차 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었던 무역 갈등을 피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특히 기존 27.5%에 달했던 미국산 자동차 및 부품 수입 관세로 큰 타격을 입었던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27.5% 관세에서 일부 완화된 것이지만, 여전히 유럽 완성차업계에는 부담이다.
▲ 관세 적용 대상은?
자동차와 부품, 반도체, 제약 등 주요 산업 제품에 15% 관세가 일괄 적용된다.
다만 항공기·부품, 일부 화학제품·농산물, 반도체 장비, 주요 원자재는 예외다.
철강·알루미늄에는 종전 50% 고율관세가 계속 적용되며, 양측은 할당제(quota) 전환 등 추가 협상을 예고했다.
한 미국 관계자는 상업용 항공기에 대한 관세율은 현재 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미국 측의 검토가 완료된 후, 이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15%보다 낮은 관세율에 합의할 상당히 좋은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조사가 언제 완료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남겨진 숙제는?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를 ‘고위급 정치적 약속’일 뿐, 구체적 무역협정으로 보기엔 미흡하다고 평가한다.
미국 측도 향후 EU가 투자 약속 이행하지 않으면 관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유럽의회 무역위원회 위원장인 독일 사회민주당 베른트 랑게 의원은 관세가 불균형적이며, 미국에 배정된 EU의 대규모 투자는 EU의 자체 부담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테네오(Teneo)의 카르스텐 니켈 리서치 부소장은 일요일 합의가 "단순히 고위급 정치적 합의"일 뿐이며 미일 협정 체결 직후에 나타났듯이, 협상 과정에서 세부 룰과 해석 차이로 추가 갈등 가능성도 지적했다.
증류주(spirits), 철강·알루미늄, 자동차·농산물 비관세장벽 등 핵심 쟁점별로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특히 항공기 관세도 추가 검토 후 변경 가능성, 구체적 시행 방안이 관건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와 향후 전망은?
이번 합의 소식에 유로는 달러 대비 약 0.2% 상승하며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보였다.
EU의 대규모 미국 에너지 및 군수 장비 구매 약속은 에어버스, 메르세데스-벤츠, 노보 노디스크와 같은 유럽 기업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연합이 향후 수년간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수천억 달러 규모의 무기 구매를 약속한 것은 미국 제조업체 및 에너지 수출업체에 상당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유럽연합이 무역에서 미국을 '속이기 위해'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며 EU에 대한 불만을 표출해왔다.
지난해 미국의 EU 상품 무역 적자는 2,350억 달러에 달했으나, EU는 서비스 무역 흑자로 이 균형을 부분적으로 상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가 미국에 수천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온다고 주장하며, 경제학자들의 인플레이션 경고를 일축해 왔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재편하고 무역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영국,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유사한 틀의 합의를 이미 체결했지만, '90일 안에 90개 딜'이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미국과 EU는 이번 합의를 통해 당장의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피했지만, 세부적인 이견 조율과 추가 협상이라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