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KDI "건설경기·수출 부진 지속…소비 여건 개선"

음영태 기자

우리 경제가 건설경기 부진과 수출의 하방 압력 속에서도 소비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며 엇갈린 경기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전반에 여전히 하방 압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일부 지표에서는 개선 흐름이 감지된다고 평가했다.

▲ 건설·설비투자, 장기 침체 지속

현재 우리 경제를 가장 크게 짓누르고 있는 요인은 건설투자 부문의 장기 침체다.

6월 건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2.3% 감소하며, 여전히 깊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월(-19.8%)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줄었지만, 건설업의 부진이 전산업 생산의 증가세를 억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반도체 관련 부문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기계류 및 운송장비 등 다른 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전체 설비투자 증가율은 6.7%에서 2.1%로 급감했다.

이는 반도체를 제외한 투자 전반의 위축 가능성을 시사하며, 기업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KDI 제공]

▲ 수출, '착시 효과' 속 불안한 흐름

7월 수출은 5.9% 증가하며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착시 효과'에 따른 불안한 증가세가 확인된다.

반도체(31.6%)와 선박(107.6%) 수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으나, 이들 주요 품목을 제외한 수출은 오히려 2.0%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비한 선제 출하 효과가 반영된 것이며, 선박 수출은 변동성이 큰 품목인 만큼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KDI는 “반도체 중심의 선제 수출 효과가 점차 축소되고, 관세 인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 수출은 반도체(88.2%)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1.4% 증가에 그쳤고, 대중 수출은 3.0% 감소세를 이어갔다.

소비자심리지수
[KDI 제공]

▲ 소비, 미약하지만 회복 조짐

소비 부문은 아직 뚜렷한 반등은 아니지만, 개선 조짐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6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제외한 전반적인 부진으로 0.1%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기준선(100)을 크게 상회했으며, 가계대출금리 하락세도 소비 여건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7월부터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하반기 내수 회복을 견인할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고용시장 위축, 물가는 안정세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이 뚜렷하다. 6월 취업자 수는 18만 3천 명 증가에 그쳐 전월(24만 5천 명)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특히 제조업(-8만 3천 명)과 건설업(-9만 7천 명)에서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했고, 20대의 고용률 및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은 노동시장 전반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는 모두 2%대 초반의 안정세를 나타냈으며, 기대인플레이션도 2.5%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 금융시장 안정 속 연체율 우려

금융시장은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협상 타결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월 원/달러 환율은 한 달간 2.7% 상승했고, 코스피는 5.7% 급등했다. CP 스프레드와 CDS 프리미엄도 안정세를 유지하며, 신용시장 전반의 신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가계 및 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금융건전성 측면에서 중기적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소비쿠폰
[연합뉴스 제공]

▲ 부동산 시장, 서울은 반등…비수도권은 여전히 침체

주택시장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6월 서울의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95% 상승했고, 거래량도 최근 3년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수도권 전체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6월 말 시행된 고강도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향후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비수도권은 매매가격 하락과 미분양 물량 지속 등으로 주택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 소비 중심 회복 기대, 구조적 한계는 여전

KDI는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협상 타결로 통상 불확실성은 다소 완화됐지만, 고율의 관세가 지속되며 수출 하방 압력은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반도체 중심의 일시적 수출 호조는 향후 둔화될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설비투자 부진과 수출 구조의 불안정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안고 있다.

하반기에는 정책 지속성, 대외 변수 관리, 고용 회복을 통한 소비 기반 강화가 경기 반등의 핵심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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