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트럼프, 인텔 CEO 사임 촉구…中 투자 논란에 기술안보 우려

장선희 기자

-최고 경영진 불신 속 인텔의 성장 동력 흔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텔(Intel)의 신임 CEO 립부 탄(Lip-Bu Tan)의 즉각 사임을 공개 요구하며, 그의 중국 기업 투자 이력을 문제 삼고 나섰다.

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인사가 “고도의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상태”에 있다며, 미국 반도체 산업과 국가안보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 트럼프 "중국과 얽힌 인물, 인텔 이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인텔의 CEO는 심각한 이해상충 상태에 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 다른 해결책은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은 로이터 통신이 전날 보도한 공화당 상원의원 탐 코튼(Tom Cotton)의 서한 이후 나왔다.

코튼 의원은 인텔 이사회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립부 탄의 중국 기업 관련 투자 내역과, 그가 과거 CEO로 있던 케이던스 디자인(Cadence Design)의 수출 관련 형사 사건에 대해 질의한 바 있다.

지난 4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립부 탄 CEO는 과거 직접 설립한 벤처 캐피털 기업 ‘월든 인터내셔널(Walden International)’을 통해 지난 10여 년간 중국 첨단 제조업 및 반도체 기업에 최소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중에는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연관된 업체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어 미국 내 안보 우려가 확산된 상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탄은 이미 중국 내 투자 지분을 대부분 처분했다고 주장하지만, 중국 기업 데이터베이스 상에는 상당수 투자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남아있어 의심을 사고 있다.

인텔 탄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인텔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 수호에 전념"

인텔은 같은 날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인텔의 이사회와 립부 탄 CEO는 미국의 국가적·경제적 안보 이익 증진을 위해 깊이 헌신하고 있다"라며,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에 부합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계 중국인 미국 사업가인 탄은 올해 3월부터 인텔의 CEO를 맡았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투자자이자 경영자이며,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케이던스 디자인의 CEO를 역임했다.

그런데 최근 캐이던스가 중국 군사 대학에 핵폭발 시뮬레이션에 사용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혐의로 미국 정부로부터 1억 4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탄 CEO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욱 커졌다.

▲ 국가안보 vs. 시장 개입…논쟁 부상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CEO 해임 요구는 미국 정치 역사상 드문 사례다.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CEO를 퇴출시키려는 시도는 부적절하다”라며 정부 권력의 기업 경영 개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자산운용사 라덴버그 탈만(Ladenburg Thalmann)의 필 블랑카토 CEO는 “미국 대통령이 민간 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트럼프의 발언은 시장에서 무게감 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분석가는 이번 사태를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 강화' 메시지로 해석한다.

투자사 애퍼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Aptus Capital Advisors)의 데이비드 와그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가 미국 내 제조업 복귀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 흔들리는 인텔…미래 불확실성 고조

이번 사태는 이미 위기에 처한 인텔에게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했던 인텔은 최근 몇 년 간 TSMC, 엔비디아, AMD 등에 경쟁력을 잃고 고전 중이다.

올해 인텔 주가는 횡보 중이며, 전년도 60%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 이하로 축소됐다.

7일 인텔 주가는 3% 하락 마감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사실상 존재감이 없으며, 데이터센터·PC 시장에서도 AMD에 밀리는 추세다.

게다가 지난해 발표한 대규모 공장 신설 로드맵도 차질을 빚고 있다.

기존 CEO 팻 겔싱어(Pat Gelsinger)는 목표 달성 전에 해임됐고, 신임 CEO 탄 체제로 전환하며 인텔은 인력 구조조정, 해외 생산 플랜 연기 등 공격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공장 완공 역시 2030년 이후로 늦춰졌다.

오하이오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버니 모레노도 "인텔은 주 정부와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라며 사기 수사 필요성을 거론할 정도로 정치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인텔은 미국 반도체 자립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신임 CEO의 중국 연루 의혹과 그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인텔의 리더십이 어떻게 바뀔지, 그리고 이 변화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미국 정부의 반도체 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