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으로 엔비디아·AMD 칩 사용 억제
-명분은 보안과 자급, 실제 목적은 ‘화웨이 중심의 반도체 자립 생태계’ 강화
중국 정부가 최근 엔비디아의 H20 프로세서 사용을 피하라는 지침을 국내 기업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국가안보 관련 용도에 대해서는 사용 자제를 강하게 권고하며, 엔비디아의 중국 내 매출 회복 시도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미국의 관세 정책과 맞물려 있어 양국의 반도체 산업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中 정부 주도의 'H20 사용 자제령'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당국은 여러 기업에 H20 프로세서 사용을 자제하라는 통지를 보냈다.
특히 정부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업무에는 H20 사용을 피하라는 강한 권고가 담겨 있었다.
AMD의 MI308 칩 역시 유사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표면적으로는 미국 칩에 대한 보안 우려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국영 매체들은 H20 칩의 보안 및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으며, 중국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 측에 직접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 같은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압박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안보' 명분 뒤에 숨은 두 가지 의도는?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보안 우려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에도 테슬라, 애플,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 제품에 대해 보안을 이유로 사용을 제한한 전례가 있다.
중국 당국은 엔비디아 칩에 위치 추적이나 원격 종료 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자국 내 데이터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이번 H20 지침 역시 직접 금지는 아니지만, 규제 불확실성을 의도적으로 높여 시장 수요를 자국 제품이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RAND 레나르트 하임 연구원은 “중국은 화웨이 공급량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내수 시장을 확보하면서도, 실제 수요는 필요에 따라 외국산 칩으로 충당하는 식의 이중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장기적으로 서방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H20 칩은 엔비디아의 최상위 제품보다 연산 성능은 낮지만, 메모리 대역폭이 뛰어나 AI 모델의 추론(인퍼런스) 단계에 적합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주요 중국 IT 기업이 선호했다.
하지만 화웨이가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규제 불확실성을 이용해 내수 시장을 국산 칩으로 채우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정책과의 충돌과 불확실성
이번 중국의 움직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와 AMD가 H20 등 저사양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관련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도록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 발생한 수익을 미국 정부가 가져가는 독특한 형태의 정책이다.
미국은 H20 칩이 '구형'이거나 '경쟁력이 없다'고 평가하며, 중국이 미국 기술에 계속 의존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미국의 계산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H20 칩 구매를 꺼리게 되면,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회복하기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의 수익 창출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향후 전망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당분간 H20 사용에 대한 강력한 금지 조치보다는, 기업들에게 자발적인 사용 자제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생산 능력이 시장 수요를 완전히 충족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장기적으로는 미국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국의 정책이 충돌하는 가운데,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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