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테크 톡] 광복절 '택배 없는 날' 시행, 휴무권 보장 현황은?

백성민 기자

국내 물류업계가 ‘택배 없는 날’과 ‘주 5일 배송’이라는 두 제도로 분화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을 비롯한 주요 택배사는 기사들의 연속 휴무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 중이며, 쿠팡은 자체 배송망을 활용해 휴무일에도 배송을 유지하는 차별화를 택했다.

이에 노동권 보호와 소비자 편의, 자동화 도입이라는 세 가지 과제와 향후 유통 물류 체계 전망을 정리했다.

▲ 택배 없는 날 도입 배경과 현황

‘택배 없는 날’은 2020년 고용노동부와의 일부 택배사가 합의하면서부터 도입된 제도다.

택배 운송 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함으로써 건강한 근로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로 현재 택배기사들의 평균 근로 시간 가이드라인은 주 60시간이며, CJ대한통운은 올해부터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고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연속 이틀 휴무, 특별휴가, 건강검진 확대 등 복지 항목이 포함돼 기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휴무일 지정은 소비자 불편으로 직결된다는 문제점이 지목되기도 한다.

광복절 전후인 8월 14일에서15일과 같은 연휴 기간에는 배송 지연율이 높아지고 상담 지연, 주문 취소 요청도 증가한다.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은 59억 6000만 건으로 2019년 대비 2.1배 늘었으며, 2023년과 비교해도 15.6% 증가한 수치다.

폭염·폭우 등 기후 리스크가 더해지면서 기사들의 노동 강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경쟁 구호인 ‘더 빨리, 더 싸게’가 휴식권 보장과 충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 소속 기사들의 입장 차이도 존재한다.

대다수 특수고용 형태인 기사들은 배송 물량에 따라 하루 24만 원에서 60만 원의 수입이 결정되기 때문에, 휴무일은 곧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 7일 배송을 서비스 '매일오네' [CJ대한통운 제공]
주 7일 배송을 서비스 '매일오네' [CJ대한통운 제공]

▲ 쿠팡의 주 5일 배송 차별화 전략

반면 쿠팡은 다른 택배사와 달리 자체 배송망(로켓배송)을 활용해 주 5일 배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직고용 기사(쿠팡친구)와 위탁 계약 기사(퀵플렉서)를 병행하면서 대체 인력을 투입해 휴무일에도 배송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쿠팡은 ‘소비자 서비스 지속’과 ‘기사 휴식권 보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물류비를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실제로 선거일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 ‘택배 없는 날’을 준수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배송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뚜렷하다.

이에 대해 퀵플렉서들은 하루 수입 보전을 이유로 강제 휴무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며, 노사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운영 차별화는 단순히 인력 관리에 그치지 않는다.

쿠팡은 데이터 기반 배송 예측, 자동화 물류센터(FC) 운영 등으로 주 5일 배송 체계를 정착시키며, 고객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는 업계 표준화된 ‘택배 없는 날’과 다른 길을 가는 선택으로, 향후 경쟁사와의 전략적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쿠팡 관계자는 “주 5일 배송 시스템으로 전체 위탁배송업체 택배기사 중 휴무를 취하는 기사 비율이 30% 이상이고, 수는 6000명이 넘는다”라고 말했다.

또 “위탁배송 기사들에게 휴무일을 제공해 실질적인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은 CLS가 업계 최초”라고 덧붙였다.

쿠팡 노동자의 택배 없는 날 제도 찬반 집회 [연합뉴스 제공]
쿠팡 노동자의 택배 없는 날 제도 찬반 집회 [연합뉴스 제공]

▲ 자동화·국제 사례와 유통 체계의 미래

세계 주요 국가들도 노동자의 휴식권 강화를 제도화해 왔다.

유럽연합(EU)은 근로 시간 지침(WTD)에 따라 주 48시간 상한, 강제 휴게시간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덴마크 등은 야간 노동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의 UPS는 강제 초과근무 금지와 공휴일 휴무를 시행하며, 차량 환기·에어컨 설치 같은 물리적 작업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일본은 법정 근로시간 주 40시간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교대제와 휴게시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업계 역시 자동화 투자를 통해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

국내 물류 자동화 시장은 2025년 1조 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며, 무인운반로봇(AGV), 자율주행로봇(AMR), Goods to Person(GTP)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 중이다.

그러나 자동화가 인력의 노동 강도를 줄일 수는 있어도, 부재중 재배송·파손 처리·반품 관리 같은 예외 업무는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해야 한다는 한계가 지적된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심야 배송 제한, 건강검진 지원, 작업중지권 보장, 소상공인 택배비 지원 등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동화와 인간 노동의 협업 체계 구축이 물류 산업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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