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장비·부품 수출을 연간 단위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유지되던 무기한 유효(Validated End User·VEU) 승인을 트럼프 행정부가 철회한 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충안이다.
기존의 무기한 허가에 비해 절차가 복잡해지고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제안에 따르면 두 회사는 앞으로 1년간 필요한 장비, 부품, 자재의 정확한 수량을 명시해 매년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 VEU 철회와 새로운 규제 환경
VEU 제도는 기업이 사전 보안·모니터링 의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중국 공장에 필요한 장비를 영구적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였다.
이번 제안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만, 일각에서는 그나마 최선의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VEU 허가를 '바이든 시대의 허점'으로 비판하며 복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건별 승인보다는 연간 단위의 승인이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연간 약 1,000건의 추가 허가 신청을 처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며, 한국 기업의 긴급한 부품 수요에 대해서는 신속한 허가 절차를 약속했다.
이는 글로벌 전자 산업의 혼란을 막으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한국 반도체 업계, ‘안도와 부담’ 교차
연간 승인제는 공급망 중단을 막을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평가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설비 고장이나 긴급 부품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삼성·SK하이닉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은 확보했지만 행정 부담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샌드위치' 딜레마
이번 조치로 한국은 다시 한 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교적 균형을 요구받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미국은 VEU 철회 직후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으며, 한국의 주요 기업들(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의 미국 내 합작 배터리 공장까지 불시에 단속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 반도체·AI 기술 견제와 외교적 파장
미국은 2022년부터 중국의 반도체·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막기 위해 광범위한 대중 수출 규제를 시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SK하이닉스, TSMC에 한시적 예외를 부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폐기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이해와 국가 안보 논리가 충돌하며 외교적 난제가 이어지고 있다.
▲ 미국의 의도: 공급망 가시성 확보
미국은 이번 조치를 통해 삼성과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장비·부품 흐름을 더욱 면밀히 관리하고자 한다.
이미 VEU 제도에서도 미국이 출하 정보를 요구·차단할 권한을 갖고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한층 강화하려는 것이다.
한국 정부와 업계는 미국 측에 기존 VEU 제도가 이미 충분한 보안 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설득하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은 기술 유출 및 장비 전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가시성과 통제권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안보 논리와 중국과의 교역 현실 사이에서 협상력과 외교적 유연성을 동시에 시험받고 있으며, 이는 향후 공급망 안정성에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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