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연준, 기준금리 인하 예고…파월 의장 정치·통화 압박 직면

장선희 기자

미 연준이 올해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시에, 내부 위원 간의 입장 차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 속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단순한 금리 결정을 넘어 미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향후 정책 신뢰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첫 금리 인하 가능성, FOMC 분열 예상

15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p의 대규모 인하 이후 4.25~4.5% 범위를 유지해온 금리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더 큰 폭의 인하를 주장하는 이들, 동결을 고수하려는 이들, 그리고 소폭 인하를 지지하는 그룹 간의 균열이 노출되고 있다.

FOMC가 세 갈래로 갈라져 표결하는 상황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 기준금리
[연합뉴스 제공]

▲ 파월, 정치적 압박과 내부 갈등 사이

연준 내부에서는 제롬 파월 의장이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일부 연준 이사들은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일부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BNY 인베스트먼트의 빈센트 라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방향으로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언급하며, 2019년 이후 처음으로 FOMC가 세 갈래로 나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3파전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현재 위원회가 겪고 있는 독특한 압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 미국 경기 둔화와 금리 인하 불확실성

최근 미국 고용지표 악화와 실업률 상승 조짐은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된다.

일부 연준 위원은 50bp 이상의 대규모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경기 부양 필요성을 강조한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남아있고,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동결을 주장하는 매파들도 존재한다.

파월 의장은 최근 잭슨홀 연설에서 "고용시장 둔화가 트럼프의 대중 관세 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언급했다.

이는 관세에 따른 물가 자극이 일시적일 것이며 통화정책으로 관망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시카고,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들은 "실업률 4.3%가 여전히 낮고 인플레이션 지표는 상승 압력을 반영하지 않았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고용 부진을 근거로 대폭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측근 인사로 의회 인준을 기다리는 스티븐 미란 역시 과감한 금리 인하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미셸 보우먼 이사는 지난 7월 회의에서 25bp 인하를 지지했지만, 만약 이번에 더 큰 폭을 선택한다면 이는 1988년 이후 처음으로 세 명의 연준 이사가 의장과 다른 투표를 하게 되는 역사적 사례가 된다.

▲ 경기 전망·점도표 ‘분열’ 불가피

이번 회의 종료 후 발표될 분기 경제전망과 점도표(dot-plot)는 위원 간 의견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문건이 될 전망이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식 이코노미스트는 "매파와 중도파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완화적 기조에 신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엘에이치메이어(LHMeyer)의 데릭 탕 애널리스트는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연준 의장과 의견을 같이할 경우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더 높은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대타협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불확실성 속 ‘절충안’ 모색

파월 의장은 절충적 금리 인하를 추진하면서도 향후 추가 완화에 높은 기준(higher bar)을 두는 방식으로 양측을 달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둘기파와 매파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워, 정책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박이 결합된 점은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 ‘비경제적 변수’가 개입됨을 의미한다.

▲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금리 인하 폭과 시점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면서 달러화 환율과 국제 채권시장, 신흥국 통화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규모 인하는 달러 약세 압력을 높여 신흥국 자본 유입을 자극할 수 있으나, 반대로 정책 혼선은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초래해 글로벌 자금 흐름을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향후 전망

이번 금리 인하는 단순한 경기 대응책을 넘어 연준 신뢰와 독립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순간이다.

파월 의장은 매파와 비둘기파를 동시에 설득하는 절충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치적 압력 속에서 파월이 균형을 잡는다면 연준 독립성을 지키는 동시에 완화 기조로의 전환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다.

다만 분열된 의사결정 구조는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으로 남아,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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