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파월 "주가 고평가" 발언, 글로벌 증시 흔들리며 달러 강세 지속

윤근일 기자

금리 불확실성 고조 속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3일(현지시간) 증시에 대해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언급하면서 뉴욕증시가 급락세로 마감했다.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며 신흥국 통화에 압박을 가했고, 국내 금융시장도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뉴욕증시
[연합뉴스 제공]

◆ 뉴욕증시, 파월 발언 직격탄

이날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낙폭을 키우며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9% 내린 46,292.78, S&P500은 0.55% 떨어진 6,656.92, 나스닥은 0.95% 하락한 22,573.47로 집계됐다. 나스닥은 장중 한때 1% 넘게 밀리며 기술주 중심의 투자심리 불안을 보여줬다. 이는 단순 조정이 아니라 미국 자산시장 고평가에 대한 연준 수장의 우려가 시장에 직접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엔비디아는 오픈AI에 1천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자사 고객의 지분을 사들여 미래 매출을 확보하는 일종의 ‘벤더 파이낸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2.8% 하락했다. 애플, 아마존,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며, 오픈AI와 엔비디아 거래 구조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시장에 확산됐다. 비스포크투자그룹은 “엔비디아가 스스로 성장 자본을 제공해 다시 매출로 연결하려는 구조는 AI 생태계의 자기참조적 특성을 드러낸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순한 기술주 변동성 확대가 아니라, 연준 정책 기조와 연결된 구조적 신호라고 본다. 파월 의장은 “많은 측면에서 현재 주가는 상당히 고평가로 보인다”고 말하며, 연준이 자산시장 안정성을 정책 판단에 적극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향후 연준의 발언과 정책 전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 달러 강세, 신흥국 통화 압박

같은 날 달러지수는 104선을 상회하며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연준의 금리 기조가 불확실하다는 인식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결과다. 미국 장기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가운데 달러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장중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수입 물가 상승 압력과 기업 비용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어 한국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흥국 통화도 일제히 약세 압력을 받았다. IMF 2024년 금융안정보고서는 “달러 강세가 장기화할 경우 신흥국의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지며 자본 유출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동반 약세를 기록하며, 글로벌 자금 이동이 재편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이는 국제 원자재 수입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전 세계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BIS(국제결제은행)는 2024년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는 단기적으로 미국 물가 안정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신흥국 금융 불안정성과 글로벌 수요 둔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무역 의존도가 높은 만큼 환율 불안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국내 금융시장, 투자심리 위축

24일 국내 금융시장은 뉴욕증시 약세와 달러 강세 여파로 개장 직후부터 흔들렸다. 코스피는 장 초반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상승 폭을 줄였고, 코스닥은 변동성을 키우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매매 패턴도 불안정해져 수급 변동성이 한층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주 중심의 수급 쏠림이 일부 해소되며 지수 전반에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기업들의 수입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중소 수출기업에는 환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4년 8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환율 급등은 금융기관 외화 유동성과 기업 외채 상환능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 역시 최근 보도자료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 장치를 가동할 여지도 있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워낙 커 단기적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 향후 전망, 연준 발언 따라 시장 좌우

앞으로 시장은 연준의 추가 발언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9월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각각 52.0과 53.9로 하락해,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 속도와 물가 지표의 방향성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까지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가능성을 77% 반영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신중한 발언은 금리 인하 속도가 시장 기대보다 완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OECD 2024년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는 “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될 경우 글로벌 자금 이동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시장도 이러한 대외 요인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는 만큼, 원·달러 환율 흐름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동향이 향후 증시와 채권시장 안정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방어적 투자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특히 외환·채권시장 연계성 강화, 금융기관 유동성 관리, 투자자의 분산투자 전략이 필수적 과제로 꼽힌다. 정부 역시 단기 처방을 넘어 상시 관리 체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 요약:
파월 연준 의장의 “주가 고평가” 발언과 엔비디아-오픈AI 투자 논란이 겹치며 뉴욕증시가 급락하고 달러 강세가 지속됐다. IMF와 BIS는 달러 강세 장기화가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한국은행도 환율 급등의 리스크를 지적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환율 불안과 투자심리 위축 속에 흔들리는 가운데, 향후 연준 발언과 글로벌 경기 지표가 시장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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