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글로벌 경제 시선] 엔비디아, 중국의 추격을 얼마나 막아낼까

장선희 기자

– 미·중 기술 패권 속 AI 칩 전쟁

엔비디아는 중국 AI 칩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들의 기술 발전과 국가적 지원전략으로 인해 우위 지속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향후 2~3년은 앞서나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장기적 독점적 지위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을 전망했다. 

▲ 중국 시장으로 성장한 엔비디아, 이제는 최대 리스크

엔비디아는 지난 20여 년간 중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키웠다.

온라인 게임, 전자 제조, 암호화폐 채굴, AI 스타트업 붐까지 GPU 수요가 폭발하며 매출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첸위 추이 옴디아 게임 부문 선임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게임 산업은 2000년대 후반 PC 게임, 인터넷 카페, e스포츠의 성장으로 본격적으로 폭발했으며, 이는 엔비디아 GPU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라며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은 20% 성장했다"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CUDA 오픈소스화 등 개발자 친화 전략을 펼치며 중국 생태계에 깊이 뿌리내렸다.

엔비디아는 중국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현지 사업에 투입할 전문성 수준에 대한 높은 민감성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중국에 약 4,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직원의 10%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AI가 군사·경제 전선으로 확산되면서 엔비디아 GPU는 미·중 갈등의 핵심 변수가 됐다.

미국은 첨단 칩 수출을 차단했고, 중국은 국산 대체 칩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 파트너인 폴 트리올로는“수년 동안 중국은 엔비디아가 정복하고, 장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협력해야 하는 핵심 시장이었다.”라며 “엔비디아는 다른 서방 기업들이 하지 못한 방식으로 중국의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생태계 핵심 부분에 깊이 자리잡았다"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EPA/연합뉴스 제공]

▲ 흔들리는 엔비디아의 중국 지배력

FT에 따름녀 엔비디아는 최근까지 중국 AI 칩 시장에서 점유율 66%를 기록하며 확고한 우세를 지켰지만, 올해 54~55%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그리고 중국 정부의 국산화 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시장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AI 굴기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엔비디아 GPU 수출을 전방위 차단했다.

중국은 반대로 “자립화”를 선언하며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 칩 구매 중단을 지시했다.

젠슨 황 CEO는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중국 시장 배제는 곧 미국의 리더십 상실”이라 경고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 화웨이의 반격, 엔비디아 인재 공격적 스카우트

중국은 화웨이를 앞세워 엔비디아를 정조준하고 있다.

GPU 엔지니어 연봉 2배 제시 등 공격적 스카우트하고 있다.

엔비디아 출신 인재들, 캠브리콘·비런·모어스레드 등 중국 칩 스타트업으로 이동 중이다.

다만 핵심은 하드웨어보다 CUDA 생태계 대체에 있다고 FT는 말했다.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CUDA'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CANN'을 확장하고 있으며, 개발자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판 CUDA가 자리 잡으려면 최소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화웨이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기술력·생태계 격차, 아직 존재

중국의 대표적 기업인 화웨이, 캠브리콘 등이 차세대 AI 칩을 빠르게 개발 중이나, 개별 칩 성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는 아직 엔비디아에 못 미친다.

특히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서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GPU와 Cuda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이다.

최근 화웨이는 어센드 910C 등 신제품으로 연산 능력을 키우고 있지만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GPU 대비 성능은 아직 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초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AI 산업이 결국 엔비디아의 지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황 CEO는 “시간 문제일 뿐이다. 화웨이와 중국의 제조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매우 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 화웨이 제조 능력 확대·독립 생태계 구축 시도

중국 칩 기업들은 제조 한계와 소프트웨어 부족이란 약점에 부딪혀왔다.

그러나 중국은 국산 칩 생산능력을 단기간 내 크게 늘리고 있으며, SMIC, 캠브리콘, 화웨이 등 주요 업체가 7나노 공정 등 선단기술을 빠르게 내재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근 3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차세대 GPU 개발, 메모리 확장, 소프트웨어 오픈소스를 추진 중이다.

또한 수천억 투자와 R&D 인력 확보 전략을 병행해 내년까지 어센드 칩 생산량을 160만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높은 집적도를 요구하는 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아직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 개발자 락인과 글로벌 경쟁 구도

엔비디아의 Cuda 소프트웨어와 생태계가 개발자 락인(lock-in)을 강화하고 있어, 중국 내 개발자와 기업들이 GPU 소프트웨어 호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단기적인 대체는 어렵다.

화웨이 등은 오픈 소스화 및 자체 생태계 구축으로 대응 중이다.

▲ 글로벌 AI 패권 경쟁으로 확산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엔비디아 칩에 의존해 대규모 학습을 진행하지만, 추론(결과 생성) 단계에서는 화웨이 칩 전환이 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생태계 자립을 넘어, 화웨이가 해외 데이터센터와 오픈소스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지 천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중국 기업들이 화웨이의 AI 칩으로 전환하면, 화웨이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뒷받침하는 완전히 새로운 경쟁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의 입지를 중국뿐 아니라, 화웨이와 중국 기업들이 AI를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할 경우 글로벌 차원에서도 위협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싸움은 단순히 중국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이 아니라, 장기적인 AI 패권을 둘러싼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중국 정책이 경쟁 구도 결정

미국의 추가 제재와 중국의 국산화 촉진 정책이 엔비디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높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매출 의존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또한 기업 내부에서도 향후 성장 전략과 조직 재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중국 AI 칩 시장의 국산화 비중은 2027년 5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엔비디아, 성장 지속하지만 불확실성 확대

엔비디아는 올해 매출 206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20~50억 달러 손실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러나 중국 내 분위기는 다르다.

현지 직원들은 “향후 판매가 막히면 팀의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린다”라고 토로한다.

즉, 엔비디아의 딜레마는 단순한 매출 문제가 아니다.

중국 시장 상실은 AI 연구 인재·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함께 잃는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의 글로벌 우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 전망, 향후 2~3년 기술 격차 유지 가능성

전문가들은 중국이 엔비디아 의존도에서 벗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분석가들은 향후 2~3년간은엔비디아가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완성도에서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중국 내 경쟁기업은 빠른 추격으로 '성능 격차'와 '생태계 락인'을 모두 좁혀갈 전망이다.

실제로 주요 IT·클라우드 기업들이 자체 칩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I 칩 시장 재편이 불가피하다.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 우위는 한동안 유지되겠지만, 기술 및 생태계 격차가 좁혀지는 2~3년 이후에는 화웨이 등 경쟁사의 급성장으로 독점적 지위의 지속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AI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경우, 이는 중국 시장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엔비디아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 외에 로봇, 자율주행차 등 다른 분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AI 칩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특정 시장을 잃는 문제가 아니라, 미래 AI 산업의 패권을 누가 쥐게 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연간 투자 73% 확대…주가 10% 급등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메타(Meta)가 인공지능(AI) '초지능(Superintelligence)'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내년도 자본 지출을 전년 대비 70% 이상 늘린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막대한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광고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와 확실한 미래 가이드전스에 투자자들은 환호하며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 中 '사이버 네트워크' 아이피디아 정조준…9백만 기기 차단

구글이 수백만 대의 가정용 기기를 통해 운영되던 중국계 사이버 네트워크에 법적 조치를 취하며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아이피디아(Ipidea)’로 알려진 이 기업은 수상한 방식으로 사용자 기기를 프록시 네트워크에 편입시켜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구글은 미국 법원의 명령을 통해 이들의 인터넷 도메인을 전면 차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 AI에 37조 투자…클라우드 성장 둔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 투자에도 불구하고 클라우드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특히 매출 성장세를 앞지른 비용 증가율로 인해 'AI 거품론'에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 인플레 경계 속 고용 안정 주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로 동결했다.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월 2일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