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 관세’ 경고에 증시 급락, 양국 모두 충돌 회피 메시지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이 다시 고조되며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 인상 방침을 밝히자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양국이 “정면충돌은 원치 않는다”는 발언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은 여전히 정책 불확실성에 흔들리고 있다.
◆ 100% 관세 발언 후 급락…기술주 중심 투자심리 위축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맞서 내달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평균 55% 수준의 대중 관세에 두 배 가까운 조치다. 발언 직후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 나스닥은 3.6% 하락하며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CNBC는 기술주가 매도세 중심에 섰다고 전했다. 엔비디아·AMD 등 반도체 관련주가 4~6% 하락했고, AI(인공지능) 수요 둔화 우려가 확산됐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연구책임자는 “AI 산업의 투자 논리가 미중 관계 악화로 훼손될 수 있다는 불안이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무역장벽이 확대될 경우 내년 세계 교역량은 최대 0.7%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무역기구(WTO)도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의 재편이 가속화되면 교역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트럼프는 “중국을 걱정하지 말라”고 진화성 메시지를 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월가에서는 “TACO(Trump Always Changes Opinion, 트럼프의 잦은 입장 번복)이란 표현이 다시 회자되며 정책 불확실성의 상징으로 평가됐다.
◆ ‘충돌 원치 않는다’ 강조…APEC 회담 전 외교전 치열
중국 상무부는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며 대화를 위한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역시 “시진핑도 나도 불황을 원치 않는다”고 발언했다. 양국 모두 경기 둔화와 물가 부담을 고려해 확전은 피하려는 기류를 드러냈다.
관심은 오는 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쏠린다. 미국 재무장관과 중국 부총리 등 고위급 인사가 회담 조율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관세와 기술 규제 유예가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브루킹스연구소는 10월 ‘미중 전략경쟁 현황’ 보고서에서 “양국이 완전한 협상 복귀는 어렵지만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높아 국지적 봉합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APEC 회담에서 단기적 합의가 이뤄져도 신뢰 회복은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관세가 100%로 확대될 경우 미 소비자물가가 단기적으로 0.3%포인트 상승하고, 미국 GDP 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양국이 모두 경기 방어를 위해 대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글로벌 증시·환율 요동…안전자산 선호 강화
미국의 급락 여파는 전 세계로 확산됐다. 유럽 주요국 증시가 1% 안팎 하락했고,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본 닛케이225와 한국 코스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MSCI 세계지수는 하루 만에 1.8% 하락하며 석 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은 1,420원선을 돌파했고, 엔화는 달러당 152엔을 기록하며 34년 만의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시장동향’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 재점화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졌다”며 “원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시장안정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과 미 국채 등 안전자산 수요도 확대됐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2%대로 하락했고, 국제 금값은 온스당 2,430달러를 돌파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신흥국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희토류 등 전략물자 공급망 불안도 커졌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미중 기술 충돌이 장기화되면 내년 세계 반도체 투자액이 기존 전망보다 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는 한국·대만 등 수출 중심국에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 긴축 지속 속 완화 기대 교차…정책 불확실성 증폭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는 물가 안정까지 긴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14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경기둔화 우려 속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준의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 위원이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일부는 “과도한 긴축이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ME 페드워치 기준 12월 금리동결 확률은 71%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신흥국의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고, OECD는 9월 ‘경제전망 중간평가’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이 소비 둔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긴축·완화 전망이 교차하면서 시장은 단기채·달러·금 등 방어적 자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연준의 금리 기조가 미중 갈등과 맞물리며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 국내 증시도 영향권…환율·수출 변수 주의
국내에서는 14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로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고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0월 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 원 이상 순매도했으며, 외국인 자금 유입세가 주춤해졌다.
대신증권은 “15일 미 정부 급여 지급일이 셧다운 장기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미국 정치 리스크가 한국 증시에 추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달 ‘대외 리스크 분석’에서 “관세 충돌이 지속될 경우 한국 수출 증가율이 0.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대중 수출 품목 중 중간재 비중이 35%를 넘어,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는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 공급 장치를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미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재개를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 요약:
미중 갈등 재점화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환율 불안이 심화됐다. 양국이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관세와 기술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긴축 기조 속 정책 신호가 엇갈리며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한국 등 수출국은 환율·수출 리스크 관리가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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