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텔, 내년 신규 칩 '크레센트 아일랜드' 출시

장선희 기자

-“엔비디아·AMD에 도전장…추격자 인텔의 승부수는 ‘추론 최적화’”

인텔은 15일(현지 시각) 미국 산호세에서 열린 ‘오픈 컴퓨트 서밋(Open Compute Summit)’에서 내년 새로운 AI 칩 ‘크레센트 아일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 칩은 에너지 효율성과 AI 추론 성능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으며,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 실행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 “가성비 AI 칩” 전략…성능 대비 가격 최적화 강조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크레센트 아일랜드'라는 이름의 이 신규 칩은 현재 AMD와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AI 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보다 속도가 느린 160기가바이트(GB) 메모리를 특징으로 한다.

또한 이 칩은 인텔이 소비자용 GPU에 사용해온 설계를 기반으로 할 예정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챗GPT와 같은 대규모 AI 모델 구축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은 AI 모델을 실제로 구동하는 추론 칩 시장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사친 카티(Sachin Katti)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칩은 성능 대비 비용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AI 추론에 최적화된 설계로 가장 높은 ‘성능 대비 가격’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고가 HBM 메모리 기반의 엔비디아(Nvidia)·AMD 칩과 달리, 보다 저렴한 메모리 구조를 채택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 AI 칩 시장에서 인텔 재도약 발판 될까?

인텔은 과거 ‘가우디(Gaudi)’ 시리즈와 ‘팔콘 쇼어즈(Falcon Shores)’ 등 AI 칩 프로젝트를 사실상 중단하며, 경쟁사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립부 탄(Lip-Bu Tan) CEO는 취임 이후 AI 전략의 전면 재정비를 약속해왔으며, 이번 크레센트 아일랜드는 그 재출발의 신호탄이다.

다만 해당 칩은 소비자 GPU 기반 설계를 응용하고, 고속 메모리가 아닌 저속 DRAM 사용으로 최고 사양을 지향하는 경쟁사 칩과는 차별화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 “추론 중심 전략” 선언…모든 AI 워크로드 대응 포기

인텔은 이번 발표에서 ‘모든 AI 워크로드 대응’ 대신 ‘추론 중심’ 전략을 공식화했다.

이는 학습(training)보다 운영과 응답 처리에 특화된 칩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카티 CTO는 “모든 AI 작업을 다 포괄하기보다는, 추론에 집중함으로써 시장 내 틈새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연 1회 신제품 발표 주기 도입…엔비디아·AMD 추격 선언

인텔은 앞으로 매년 새로운 데이터센터용 AI 칩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엔비디아, AMD,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채택한 ‘연간 출시 주기’(annual cadence)에 발맞추기 위한 대응 전략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장에서 기술 진화 속도를 맞추는 것이 시장점유율 확보의 필수 요소임을 인텔도 인정한 셈이다.

▲ 개방형·모듈형 생태계 구축…고객 맞춤형 시스템 설계 지원

카티 CTO는 인텔의 전략으로 개방형(open), 모듈형(modular) 시스템 설계 방식을 강조했다.

이는 고객이 여러 업체의 칩을 조합해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게 해, 엔비디아처럼 ‘독점적 생태계’가 아닌, 유연한 시장 대응을 강화하려는 방안이다.

▲ 엔비디아와의 협력…5조 원 투자로 이해관계 확대

최근 엔비디아는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약 4%의 지분을 확보했다.

양사는 PC와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칩 공동개발을 추진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 협력은 인텔의 CPU가 AI 시스템 전반에 통합되는 생태계 구축과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 인텔, 실용적 가성비 전략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용 AI 칩 수요는 폭증 중이다.

이 과정에서 GPU 부족과 가격 급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은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한 상태다.

이에 도전장을 던진 인텔의 크레센트 아일랜드는 ‘하이엔드 성능’이 아닌 ‘실용적 가성비’ 전략으로 AI 시장 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기대하는 ‘탈 엔비디아’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추론 성능, 전력 효율, 생태계 호환성 등에서 실질적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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