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글로벌 경제 시선] 미국, 대중 ‘소프트웨어 수출 전면 제한’ 검토

장선희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핵심 소프트웨어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광범위한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22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위협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침공 사태 이후 취했던 것과 유사한 강력한 통제 조치를 중국에 부과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 미-중 협상 앞두고 '소프트웨어 통제' 카드 꺼내

이번 조치 검토는 미국이 중국과의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강력한 압박 카드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초부터 추가 100% 관세 부과와 더불어 “모든 중요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번 조치가 모터, 반도체, 전투기 등 다양한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희토류 광물의 흐름을 제한하겠다는 중국의 발표와 미국 선박에 대한 새로운 항만 수수료 부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중국에 대한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라며, 이러한 수출 통제가 단행될 경우 G7 동맹국들과의 공조 하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고객 관계 관리(CRM), 컴퓨터 지원 설계(CAD)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한 바 있다.

▲ 광범위한 통제 가능성 및 경제적 파급 효과

'광범위한 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출 통제가 실제로 시행될 경우, 이는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영향을 받고 있는 미국 경제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니라즈 파텔 선임 기술 산업 분석가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제한이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다쏘시스템즈, 시놉시스 등의 중국 내 매출에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필수 소프트웨어로 분류될 수 있는 다른 분야로는 엔비디아 툴킷(CUDA), AI 플랫폼(OpenAI), 암호화(NXP 및 팔로 알토 네트웍스), 펌웨어 도구(ARM Compiler), 통신(Qualcomm) 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마이클 덩 애널리스트는 기존 수출 통제 규칙 하에서 소프트웨어 제한은 가능하지만, 집행을 담당할 산업안보국(BIS)의 제한된 역량과 이미 과부하된 허가 시스템을 고려할 때 실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제공]

▲ 협상 기류, 강경 발언 속 낙관적 전망 유지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전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타협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놓지 않고 있다.

베센트 장관은 미국 고위 관리들이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 '선의"와 큰 존중'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이 "꽤 긴 만남이 될 것"이며 "많은 의문과 의혹, 그리고 우리의 막대한 자산을 함께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며 "좋은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 연계 에너지 기업에 새로운 제재를 발표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래가 불발될 경우 추가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중국이 항공기 부품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번 논의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AI 중심의 대중 기술봉쇄를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희토류·AI·칩 공급망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수출통제 리스트가 글로벌 정보통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양국 간 기술 분업 구조에 구조적 균열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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