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美기업계, 트럼프 ‘비상 관세권’에 제동 요청...대법원 심리 주목

장선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했던 긴급관세 권한을 놓고 미 대법원이 본격적인 심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공회의소(Chamber of Commerce)를 포함한 약 40개 단체가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무분별한 관세 권한이 기업과 소비자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다.

▲ 트럼프 “국가 생존이 달린 중대한 재판”

3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이번 재판은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라고 언급하며, 대통령이 신속하게 관세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국가가 무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5일 예정된 대법원 심리에 직접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양측 주장 엇갈려… '경제 재앙' vs '투자 지연'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박탈할 경우 “미국 경제를 재앙 직전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상공회의소는 관세로 인한 피해는 이미 심각하며,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 투자와 소비자 구매가 모두 위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 헌법적 쟁점… “학생들이 오랫동안 배우게 될 사건”

전 백악관 경제 고문이자 현 변호사인 에버렛 아이센스타트는 이번 사건을 “향후 대통령 권한의 방향을 좌우할 중대한 판결”이라며, “향후 법대생들이 오랫동안 이 사건을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무역 정책에 있어서 입법권(의회)과 외교 권한(대통령)의 충돌이라는 미국 헌법의 근본적인 쟁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2025년 관세 수입 500억 달러… 재정적 효과도 변수

이번 판결은 올해만 50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관세 수입의 정당성을 가를 수도 있다.

이 수익은 미국의 재정 불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시켜 왔다.

▲ 초당적 반대 확산… 찬성 의견서는 10건도 안 돼

자유시장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Cato Institute)와 골드워터연구소를 포함해, 전직 판사와 법학 교수, 민주·공화 양당 전·현직 인사들까지 대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권 남용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하는 의견서는 10건 미만에 그쳤다.

▲ 의회 “제조업 부활과 무관, 소비자만 피해”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이 관세는 미국 가계의 비용만 올리고, 잃어버린 제조업 일자리를 되돌리는 데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헌법상 관세와 조세는 의회의 권한이지만, 대통령은 외교와 관련된 사안에서 폭넓은 권한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제공]

▲ 트럼프 대통령, 무역적자 →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미국의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선언하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거의 모든 교역국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

하지만 두 개의 하급 법원은 이미 해당 법률에 근거한 관세 부과 권한이 대통령에게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 재정 절감 효과 주장… “10년간 적자 4조 달러 감축”

트럼프 대통령측은 비상조치에 따른 관세가 향후 10년간 미국의 재정적자를 4조 달러나 줄일 것이라는 의회예산처(CBO)의 예측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있는 미국은 부유한 나라, 없는 미국은 가난한 나라”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 판결 이후에도 ‘우회 관세’ 가능성 존재

이번 대법원 판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보복 관세’ 및 펜타닐 문제 대응 관세에는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자동차·철강 등 일부 산업에 부과된 기존 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관들과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원이 긴급관세 권한을 제한하더라도,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해 관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조지타운대 캐슬린 클라우슨 교수는 “대통령이 법원을 무시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관세를 부과할 방법은 여전히 많다”라고 지적했다.

비록 이 소송이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의 법적 근거를 약화시킬 수는 있지만, 자동차나 철강 등 특정 산업에 적용된 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대법원은 이번 주 심리 후 최소 몇 주 동안 숙고 기간을 거쳐 판결을 내릴 예정이며, 이 판결은 향후 대통령의 의제에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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