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주 급락 여파에 투자심리 위축, 원화·코스피 동반 하락
글로벌 AI 고평가 논란이 확산하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한 데 이어, 5일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엔비디아, 팰런티어 등 AI 관련주 급락으로 촉발된 투자심리 위축이 국내 시장에 전이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이틀째 대규모 이탈했다.
전문가들은 고평가된 AI 산업 밸류에이션이 조정기에 접어든 가운데, 환율 급등과 금리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 글로벌 AI 거품 논란, 미 증시 급락으로 확산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으로 큰 폭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2.04% 떨어졌고, 다우지수와 S&P500도 각각 0.53%, 1.17% 내렸다. 특히 AI 소프트웨어 기업 팰런티어는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했다. 팰런티어의 주가는 올해 170% 넘게 상승했으나, 향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50배에 달해 거품 논란이 지속됐다.
이 같은 과열은 엔비디아·오픈AI 간 ‘순환 거래’ 구조 논란과 맞물리며 투자자 불신을 자극했다. 오픈AI가 엔비디아의 투자금을 받아 다시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구조가 ‘돌려막기식’ 거래라는 지적이 나오자, AI 업종 전반에 신뢰 리스크가 커졌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이 현상을 “AI 버블의 경고음”으로 해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11월 월간 보고서에서 “미국 AI 기술주가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며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미 연준(Fed)이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성장주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 국내 금융시장 ‘검은 수요일’
5일 국내 금융시장은 글로벌 투자심리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17.32포인트(2.85%) 내린 4,004.42로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3,867선까지 밀려 3,9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천억 원 넘게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대규모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으로 마감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450원을 터치했다. 한국은행은 8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 압력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2.7%대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며 단기채 매수세는 확대됐으나, 장기물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채권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며 경기둔화 우려가 재확산됐다.
◆ 외국인 매도세 심화와 원화 약세 압력
환율 급등 배경에는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이 자리한다. 이날 하나은행은 “AI 관련주 차익실현과 미국발 위험회피 확산이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금리 경로 불확실성과 함께 달러 강세가 지속되자,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을 넘어섰고, 엔화는 달러당 153엔 선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인 달러로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결제은행은 환율안정보고서에서 “달러 강세는 신흥국 통화 약세를 가속화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 고평가 해소까지 조정 불가피, 정책대응 관건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AI 관련주의 조정과 원화 약세가 병행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지난달 IMF는 세계경제전망에서 “AI 산업의 투자 피크 이후 기술주 중심의 조정이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은 고금리·고환율 국면의 지속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향후 주요 변수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10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글로벌 금리 인하 전환 신호가 포착되기 전까지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당국은 외환시장 안정조치를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변동성 완화를 위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요약:
AI 기술주 고평가 논란이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며 5일 국내 코스피와 원화 가치가 동시에 급락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과 달러 강세가 원화 약세를 심화시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고평가 해소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책당국은 환율 급등과 투자심리 위축이 실물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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