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ESG 인사이트] 2035년 NDC ‘50~60%’ 또는 ‘53~60%’…산업계 긴장 고조

음영태 기자

*편집자주: 본 기사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전문 분석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으로, 이번 기사는 해당 관점에서 이슈의 의미를 짚습니다.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최종 후보로 ‘2018년 대비 50~60% 감축’ 또는 ‘53~60% 감축’을 제시했다.

이는 2030년까지 40% 감축을 목표로 한 기존보다 대폭 상향된 수치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는 국제사회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며 산업계도 두 안 모두 현실을 무시한 목표라고 반발하며 천문학적 비용에 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 토론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 토론 [연합뉴스 제공]

▲ 정부, 2035년 NDC 목표 범위 2가지로 압축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일 열린 공청회에서 2035 NDC 후보안 2가지를 공개했다.

'1 안'은 2018년 대비 50~60% 감축이며 '2 안'은 2018년 대비 53~60% 감축을 목표로 한다.

이는 이전 논의에 포함됐던 48%, 53%, 61%, 65% 감축안 중 ‘중간 지점’을 선택한 셈이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연합뉴스 제공]

▲ 감축 목표, 과학적 기준에도 미달

유엔 산하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9년 대비 60% 이상 감축해야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2018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1% 감축이 되어야 하며, 이번 정부 안은 이 기준에 미달한다.

또한 지난해 헌법재판소는 탄소중립기본법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감축 목표는 과학·국제 기준에 부합해야 하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50% 감축안은 이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65% 설정 촉구하는 기후위기비상행동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65% 설정 촉구하는 기후위기비상행동 [연합뉴스 제공]

▲ 국제사회 흐름은 ‘범위형 NDC’ 확대 중

이번 정부 안은 ‘범위형 감축률’을 택했다는 점에서 국제 흐름과는 일치한다.

미국(2005년 대비 61~66%), 유럽연합(1990년 대비 66.25~72.5%), 캐나다, 호주 등도 범위형으로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반면, 영국(81%), 독일(77%), 일본(60%) 등은 단일 수치를 채택했다.

▲ 산업계 “48%도 어려운데, 현실 무시한 목표” 반발

정부 안 발표 직후, 반도체·자동차·석유화학·철강·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목표"라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등 7개 업종 협회는 공동 건의문을 통해 합리적 감축 목표 설정, 배출권 거래제 연계 완화, 투자·기술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산업계는 공동 건의문을 통해 “최근 국내 제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 주요국 관세 인상, 내수침체 장기화 등 국내외 환경 악화로 수익성 저하와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후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2035 NDC 감축 시나리오(안)과 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은 산업 경쟁력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계는 현재 기후부가 제안한 감축 시나리오(▷48%, ▷53%, ▷61%, ▷65%) 중 ▷48% 외에는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나머지 시나리오는 구체적인 감축 수단과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후부에서 국가감축목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감축목표의 부문별, 업종별 감축량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명확히 제시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재정 지원 ▷저탄소 제품 시장 조성 ▷무탄소 에너지(전력․수소) 인프라 구축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18년 대비 11.4% 감축률 수준으로 설정해야 지속 가능한 경영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주요 업종별 협회가 4차 계획기간 동안의 배출권 추가 구매 부담에 대해 조사(10.27~11.3)한 결과, 철강 51,419천톤, 정유 19,122천톤, 시멘트 18,989천톤, 석유화학 10,288천톤에 이를 것으로 나왔다.

이는 배출권 가격을 5만원으로 가정하여 계산 시, 4차 계획기간 동안 총 배출권 구매비용이 약 5조원에 달한다.

또한 4개 업종의 일부 기업만 조사된 점을 감안 시 향후 우리 산업계는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과 대비하여 상당한 탄소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업계는 “발전업종 유상할당 확대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분 부담도 추가될 것이므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영준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감축 자체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목표와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철강업계
[연합뉴스 제공]

▲ 업종별 현실적 장벽…무공해차 보급부터 수소환원제철까지

반도체업계는 반도체 산업이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탄소 배출량이 많지만 국내는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해 기술적으로 NDC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경쟁력 약화 및 해외 이전 가능성까지 우려했다.

자동차업계는 정부가 NDC에 맞춰 제시한 2035년 무공해차(840만∼980만대) 목표는 사실상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전제해야 가능하며, 급격한 전환은 부품업계의 구조조정 및 대량 실직을 초래할 것이라며 목표를 550만∼650만대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건의했다.

철강업계는 정부가 핵심 수단으로 제시한 수소환원제철 도입을 업계도 추진 중이나, 정부가 제시한 목표 달성 시점(2035년)이 업계의 상용 설비 도입 시점보다 빨라 현실적인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시멘트·석유화학업계는 공정 특성상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시멘트와 석유화학업계는 현 목표가 실현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결국 국내 생산 축소 및 외국산 수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항공업계는 NDC와 연계된 SAF(지속가능항공유) 의무화(2027년 1% 시작·2035년 10% 확대) 계획에 대해 긴장하며 기술 발전 속도와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정부 “균형점 찾으려 노력”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시민사회는 61~65% 감축을 요구하고, 산업계는 48%도 어렵다고 한다”며 “정부는 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들 안 중 하나를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 뒤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업계와 시민사회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현실성과 국제사회의 감축 요구 사이에서 균형점 찾기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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