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예산안 합의로 불확실성 완화…금리 인하 전망 확산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셧다운 우려가 완화되자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다우지수와 S&P500, 나스닥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투자심리 회복 신호를 보냈다. 정부 재정 공백 우려가 사라지면서 소비 회복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 셧다운 해제 기대감, 정부 기능 정상화 신호
이번 임시예산안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극적 합의로 처리됐다.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 8명이 공화당 안에 찬성하면서 통과 가능성이 커졌고, 상원은 10일 밤 표결을 통해 법안을 가결했다. 이는 2023년 이후 반복된 예산안 교착 상태를 일단락 짓는 조치로 평가된다. 정부 기능 정상화는 공공서비스 복귀뿐 아니라 행정 통계와 경기지표 발표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셧다운으로 지연됐던 각종 정부 통계 발표가 재개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판단도 명확해진다. 미 재무부는 이번 합의를 통해 1월까지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공공부문 근로자 약 200만 명이 일터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연방정부 봉쇄로 지연된 GDP 통계가 정상화되면 4분기 성장률이 2%대 후반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 부문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셧다운 기간 중 공무원 급여 중단으로 위축됐던 소비지출이 재개되면 소매 판매와 항공·여행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교통안전청(TSA) 자료를 인용해 추수감사절 연휴 항공 수요가 전년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셧다운 해제가 ‘정책 불확실성 지수(US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를 완화시켜 투자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초 해당 지수는 280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예산안 합의 이후 210포인트로 하락했다. 이는 2024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자산시장 회복으로 직결된 사례로 꼽힌다.
◆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 전망
시장에서는 셧다운 해제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가 동시에 작용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치는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3개월 연속 둔화세다. 핵심 CPI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완만해지며 0.3% 안팎으로 내려올 전망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025년 3월 금리 인하 확률은 62%로, 한 달 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은 연준이 내년 상반기 중 정책금리를 인하해 경기 연착륙을 유도할 것으로 본다. 특히 미 국채금리가 10월 말 4.9%에서 11일 기준 4.5%대로 하락하며 장단기 금리차가 완화됐다. 이는 연준의 정책 부담이 줄어드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 연준 의사록에서도 완화적 발언이 감지됐다. 일부 위원은 “핵심 서비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내년 초 완화 전환이 가능하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시장에서 ‘피벗(정책 전환)’ 기대를 키웠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셧다운 해제 이후 소비 회복이 물가를 급격히 자극하지 않는 한, 연준은 1분기 내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연준만의 현상이 아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역시 연내 긴축 종료를 시사하며 글로벌 완화 기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 교착 해소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술주 중심 상승, AI 종목 강세
셧다운 해제 기대감과 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며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10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81%, S&P500은 1.54%, 나스닥은 2.27%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 급등했고, 기술·통신서비스 업종은 2% 넘게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5.79% 오르며 시가총액 5조달러 회복을 눈앞에 뒀고, 브로드컴·TSMC·ASML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기대가 강하게 반영됐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종목도 2~4% 상승했고, AI 거품론으로 급락했던 팔란티어는 8.8% 급등하며 반등세를 주도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을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기술주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해석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셧다운 해제가 정부 데이터 생산 정상화로 이어질 경우, AI·반도체 기업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기관은 과열 우려도 경고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현재 기술주 밸류에이션은 향후 12개월 이익 대비 28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19배)을 크게 상회한다”며 단기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 셧다운 여파 지속 변수…푸드스탬프 지원 재개 논란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셧다운이 완전히 해제될 때까지 저소득층 식품보조제(SNAP·푸드스탬프) 중단을 유지해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다. 행정부는 SNAP 재개가 의회의 합의안과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주 정부들은 법원 판결을 근거로 지급을 재개하고 있다.
SNAP은 2025년 기준 약 4,200만 명이 수혜 중이며, 미 농무부는 예산 중단이 2주만 지속돼도 식료품 구매력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NAP은 매달 약 9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집행되는 핵심 복지제도다.
대법원은 11일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으로, SNAP 지급 재개 여부가 셧다운 해제의 완결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 제도가 지연되면 저소득층 소비 회복이 제한돼 경기 반등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의회의 예산 협상 재개 일정도 변수다. 합의안은 내년 1월까지만 효력을 가지며, 이후 예산 증액 논의가 필요하다. 만약 재정 지출을 둘러싼 당파 갈등이 재점화되면 정치 리스크가 재부상할 수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는 2024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재정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가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 한국 증시도 동반 상승
뉴욕증시의 상승세는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국내로 확산됐다. 11일 코스피는 오전 11시 기준 4,150선을 회복하며 2%대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대 강세를 보였다.
같은 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10분 1,456.5원(전일 대비 5.1원)으로 거래되며 1,450원대 중반을 나타냈다. 개장가는 1,456.4원으로 달러 강세·엔화 약세 영향이 컸다. 위험자산 선호 회복에도 불구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 폭은 제한됐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시장은 셧다운 해제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완화와 연준 완화 기대가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이어지며 상승 동력을 유지했다. 외국인 자금은 현·선물 양 시장에서 동반 유입되는 흐름을 보였고,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견인했다. 향후 환율 흐름은 달러 강세 지속 여부와 미국 CPI 결과, 의회 예산 협상 진척도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요약:
미 상원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며 셧다운 우려가 해소되자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정부 기능 정상화로 소비 회복과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가 커지며 금리 인하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11일 오전 원/달러는 1,450원대 중반으로 상승 출발해 달러 강세가 이어졌고, 국내 증시는 정책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상승세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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