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들에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와 ZTE를 통신 네트워크에서 단계적으로 퇴출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안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EU가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 '고위험 공급업체 배제' 권고를 법적 의무로 전환 추진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헨나 비르쿠넨은 2020년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고위험 공급업체' 사용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던 집행위의 기존 입장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요건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현재 통신 인프라 결정 권한은 각국 정부에 있지만, 비르쿠넨 부위원장의 제안이 법적 효력을 갖게 되면 회원국들은 집행위의 안보 지침을 반드시 따르도록 강제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침해 절차와 재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안보 우려 심화 및 통신 장비 논란 재점화
EU는 두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무역 및 정치적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 통신 장비 제조업체들이 제기하는 위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업에 국가 핵심 인프라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국가 안보 이익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이다.
이러한 화웨이 및 ZTE에 대한 우려는 유럽 전역에서 재점화되고 있으며, 최근 독일과 핀란드도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영국과 스웨덴 등 일부 국가는 수년 전 중국 장비 사용을 금지했지만, 스페인과 그리스 등은 여전히 중국 장비 배치를 허용하고 있어, EU 내 강경파들은 이러한 불균형한 접근 방식이 심각한 안보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 고정 회선망 및 대외 원조에도 중국 장비 사용 제한 검토
비르쿠넨 부위원장은 또한 고속 인터넷 접속 확대를 위해 최첨단 광케이블 배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정 회선망에서도 중국 장비 공급업체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집행위는 비(非)EU 국가들이 중국 공급업체에 의존하는 것을 단념시키기 위한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화웨이 장비가 관련된 프로젝트에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기금을 지원하지 않는 방안이 포함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집행위 대변인 토마스 레그니에(Thomas Regnier)는 잠재적인 금지 조치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우리 5G 네트워크의 보안은 우리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업계 및 정치권의 반발 예상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금지 조치는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회원국들은 오랫동안 화웨이에 대한 통제권을 집행위원회에 넘기는 것을 거부해왔다.
또한 통신 사업자들은 화웨이의 기술이 서방 경쟁사들의 대안보다 더 저렴하고 우수하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규제에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미국이 화웨이를 금지하고 유럽 국가들에게 이를 따르도록 강력하게 로비하면서 처음 부각되었다.
당시 집행위는 '5G 툴박스'를 작성하여 국가들에게 고위험 공급업체를 라디오 및 핵심 네트워크 인프라에서 제외할 것을 촉구했으나, 핵심 인프라와 국가 안보가 각국의 재량에 달려있었기 때문에 EU 국가들은 이를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었다.
▲ 서방 경쟁사 주가 상승 및 중국의 반발
EU의 이러한 움직임이 보도된 후, 핀란드 통신 장비 제조업체인 노키아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5%까지 상승했으며, 스웨덴 경쟁사인 에릭슨의 ADR도 3.7%까지 올랐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과거에 화웨이와 ZTE를 고위험 공급업체로 규정한 EU의 특성 규정이 법적 또는 사실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한 스웨덴이 화웨이 장비를 전면 금지했을 때 중국이 스웨덴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해 다른 국가들이 전면적인 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유럽연합은 회원국 간 공동 대응을 통해 이러한 개별국가의 부담을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EU가 화웨이 배제를 법제화할 경우, 유럽 통신시장에는 단기적으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유럽 내 기술 자립도 제고와 서방 진영 간 공급망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유럽에 대한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해, 양측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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