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진단] 고용 둔화에 달러 주춤, 환율 1,460원선 등락

윤근일 기자

 엔·위안 약세 속 달러 강세 유지, 지표발 일시 조정에 변동성 확대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60원선 전후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날엔 1,455원대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모습이다.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발표한 주간 고용 통계 약화로 달러가 일시적으로 주춤한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스피 하락 출발 뒤 반등
▲ 12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95포인트(0.22%) 내린 4,097.44로 출발했다. [연합뉴스 제공]

◆ 달러 주춤했지만 강세 기조는 여전

11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는 10월 민간 부문 고용이 4주 평균 1만1,25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노동시장의 둔화 조짐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자료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을 약 68%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 강세의 구조적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의 실질금리 격차가 여타 선진국보다 높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10월에 공개한 ‘환율보고서’에서 올해 들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가 평균 4.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쏠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달러지수는 99.46으로 전일 대비 0.16% 하락했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3%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10월 발간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의 상대적 회복력이 달러 강세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부진이 나타났지만 달러가 쉽게 약세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다.

◆ 원/달러, 1,460원대 전후로 등락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기준 1,461.0원에서 출발해 1,459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상승 전환했다. 이는 전날 장중 1,455원대 저점에서 반등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면서도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맞물리며 환율이 좁은 폭의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집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현물환 거래량은 약 118억 달러로, 지난 9월 24일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거래량 감소는 관망세를 의미하지만, 일중 변동폭(저가 1,455.1원~고가 1,467.5원)은 12.4원에 달했다. 이는 단기 투기성 거래가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고용 둔화로 달러가 일시 주춤했을 뿐, 전반적인 강달러 국면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0월에 발표한 ‘국제수지 통계’에서 9월 외국인 주식투자 유입액이 전월보다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결제 수요가 상쇄 효과를 내며 방향성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미세조정 수준의 개입을 유지하며 과도한 환율 급등락을 방지한다는 입장이다.

◆ 엔·위안 약세가 원화 강세 제약

글로벌 주요 통화 중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약세는 원화의 추가 강세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재무성은 11월 초 ‘재정·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엔화가 154엔대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해외경제 포커스’ 2025년 9월호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원/엔 상관계수는 0.74로, 양국 통화가 높은 동조성을 보였다.

한·일 금리차 역시 엔 약세를 지속시키는 배경이다. 일본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3.5%로 차이가 3%포인트 이상이다. 이러한 금리차는 엔화 캐리트레이드를 확대시키며 원화의 상대적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 약세도 신흥국 통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1일 달러당 7.12위안으로 기준환율을 고시하며 완만한 절하 기조를 유지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4년 9월 발표한 ‘환율 안정성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1% 절하될 경우 한국 원화는 평균 0.6% 비율로 동조 움직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엔·위안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원화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 향후 변수는 美 물가와 연준 발언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컨센서스 전망치는 10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으로, 전달(3.4%)보다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달러 강세가 재개될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 보도에서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1분기로 앞당길 수 있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은 10월 ‘통화정책방향’에서 “글로벌 긴축 완화 전환이 지연될 경우 환율 불안정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0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환율은 글로벌 교역 여건과 금리 격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단기적 환율 변동성보다 거시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향후 환율 흐름은 미국 물가와 연준의 정책 방향뿐 아니라 한국의 통화·재정 정책 공조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요약:
 미국 고용 둔화로 달러가 일시 주춤했지만, 금리 격차와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60원선 전후에서 등락하며 안정세보다는 조정 국면에 머물고 있다. 엔·위안 약세가 원화 강세를 제약하는 가운데, 향후 미국 물가와 연준 발언이 환율 흐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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