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글로벌 경제 시선] 중국, 日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경제 압박 수위 높여

장선희 기자

중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격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처리수) 모니터링 필요성을 들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최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고강도 외교적·경제적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수입 금지를 해제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이뤄졌다.

시진핑 주석
[AP/연합뉴스 제공]

▲ 중일 외교 회담 교착

1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 수입 중단 조치를 통보하며 후쿠시마 문제를 거론했으나, 시점상 양국 간 외교적 충돌 직후에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현직 일본 정상으로서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해협의 위기는 일본 자위대의 파병 가능성과 연결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고, 양국 외교 당국자 간의 만남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은 일본 측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과의 회담 후 "결과에 불만족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일본 측은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 쉐젠이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목을 베겠다"는 식의 극언을 올렸다가 삭제한 사건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은 긴장 완화를 위한 자리였지만, 외교적 해빙 조짐 없이 오히려 갈등이 심화된 양상이다.

▲ 수산물 넘어 '희토류·관광' 보복 확산 우려

이번 수산물 수입 중단은 상징적인 조치에 가깝다.

이미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이후 이어진 규제로 인해 올해 1~9월 일본산 수산물 대중 수출액은 50만 달러(약 7억 원)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국이 무역을 무기화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당국은 자국민에게 일본 여행 자제를 경고했고, 국영 여행사들은 이미 예약된 단체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국영 기업과 금융사 직원들에게도 일본 여행 금지령이 내려지며 일본 여행·소매 관련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일본 재계는 2010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던 사태가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다.

야스나가 다쓰오 일본무역회 회장은 "희토류 공급 불안정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가나이 마사아키가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 류진송과 회담하는 모습
지난 18일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가나이 마사아키가 중국 외교부 아시아국장 류진송과 회담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제공]

▲ '5.4 운동' 복장과 스파이 경고

중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일본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방위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불장난"이라고 비난하며, 일본 관련 스파이 사건을 적발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주펑롄 대만판공실 대변인 역시 "군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시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류진쑹 국장이 일본 측과 만날 때 입은 복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중국 관영 매체 소셜미디어는 그의 '중산복' 스타일 의상이 1919년 반일 운동인 '5.4 운동' 당시 학생 시위대가 입었던 옷과 유사하다며, 이것이 일본에 대한 항의와 불매 운동을 상징하는 고도의 심리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제러미 찬 선임 분석가는 "베이징은 일본에 사태를 진정시킬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며 "다카이치 총리가 발언을 철회하라는 중국의 '최대치 요구'는 일본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이기에 당분간 출구 전략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중일 갈등 장기화 전망

한중 관계는 단순 외교 갈등을 넘어, 무역, 여행, 투자, 공급망까지 광범위한 분야로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일본과의 대화 의지가 아직 없음을 시사하며, 타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측 간 즉각적인 해법이 보이지 않아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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