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정책 톺아보기] PG업자 정산자금 외부관리 의무화, 소비자 보호 실효성은

윤근일 기자

정산자금 전액 분리 관리
신뢰 회복과 업계 재편 시험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업자)의 가맹점 정산자금을 전액 외부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제도가 내년 12월부터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공포하며, 전자결제 시장에서 반복돼 온 소비자·가맹점 피해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도 시행을 앞두고 보호 효과와 시장 파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로고
▲ 금융위원회 로고 [연합뉴스 제공]

◆ PG업자 정산자금 외부관리, 무엇이 달라지나

PG업자는 전자상거래 과정에서 소비자가 결제한 대금을 일시적으로 보관한 뒤 가맹점에 정산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이 자금이 PG업자 내부 계좌에 머무르는 구조가 일반적이어서, 경영 악화나 사고 발생 시 소비자와 가맹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금융위는 16일 공포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PG업자가 판매자 정산이나 이용자 환불을 위해 보유하는 정산자금 전액을 금융회사 등 외부 기관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했다. PG업자의 고유 자금과 결제 자금을 명확히 분리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개정 내용은 하위법령 마련 등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12월 17일부터 시행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정산자금 유용 가능성을 낮추고, 전자결제 과정 전반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 소비자·가맹점 보호 효과는

정산자금 외부관리는 PG업자 부도나 사고 발생 시 피해 확산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금이 외부 기관에 별도로 관리될 경우, 소비자 환불과 가맹점 정산이 중단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특히 소상공인 가맹점은 정산 지연이나 미지급이 발생할 경우 자금 흐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전자상거래 확산과 함께 PG업자 리스크가 가맹점 경영 안정성으로 전이돼 왔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요구가 누적돼 왔다.

다만 보호 효과는 외부 관리기관의 관리 방식과 감독 당국의 점검 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형식적 예치에 그칠 경우 실질적인 위험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감독 체계의 실효성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자본금 요건 상향과 대주주 규제

개정안은 정산자금 외부관리와 함께 자본금 요건도 상향했다. 분기별 결제대행 규모 30억원 이하 PG업자는 자본금 3억원, 30억~300억원은 10억원, 300억원 초과 사업자는 20억원을 갖추도록 했다.

이는 거래 규모에 비해 재무 기반이 취약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결제 시장에서 부실 사업자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아울러 대주주 변경 시 허가·등록 의무를 신설해, 부적격 사업자의 우회 진입을 차단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단순 자본 요건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 감독·제재 체계 강화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은 경영지도기준 등을 준수하지 않는 전자금융업자에 대해 시정요구, 영업정지, 등록취소 등 단계적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보다 실질적인 제재 수단을 확보한 셈이다.

또 이용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공시하도록 의무를 부과해 정보 비대칭을 줄이겠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설명회와 홍보 자료를 통해 업계의 제도 이해를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내년 1월부터 ‘PG업자 정산자금 외부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정산자금 산정 방식과 외부관리 절차를 구체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 해외 사례와 정책의 관건

해외 주요국에서도 결제대행 자금의 분리 보관은 일반적인 규제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결제서비스지침(PSD2)을 통해 고객 자금의 분리 보관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자금결제법을 통해 결제대행 자금의 신탁·예치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이번 제도는 국내 전자결제 시장을 국제 규제 수준에 맞추는 성격을 가진다. 다만 규제 도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의 집행력이다.

내년 제도 시행 이후 정산 지연·미지급 민원 감소 여부와 PG업계 구조 변화가 정책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 요약:
 금융위는 16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공포하고, 내년 12월부터 PG업자의 정산자금을 전액 외부에서 관리하도록 의무화했다. 자본금 요건 상향과 대주주 규제, 단계적 제재 체계는 소비자 보호와 시장 신뢰 회복을 겨냥하지만, 중소 PG업자 부담과 시장 재편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제도의 실효성은 외부관리와 감독 체계가 현장에서 얼마나 엄격히 작동하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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