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미국-대만 반도체 협정 체결…관세 인하·투자 2500억 달러

장선희 기자

미국과 대만이 반도체를 핵심으로 한 무역 협상에 최종 합의했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대만산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동시에, 대만 반도체 기업들의 대미(對美)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관세 인하와 투자 확대 맞교환 구조

합의에 따라 미국은 대만산 반도체 및 관련 제조 장비·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한다.

기존 대만산 수출품에 적용되던 광범위한 20% 관세는 15%로 인하되며 일부 품목은 무관세가 적용된다.

제네릭 의약품, 항공기 부품, 미국 내에서 대체가 어려운 천연자원 등은 관세율 0%를 적용받는다.

▲ 미국 내 생산 확대 기업에 파격적 혜택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경우, 신규 설비 용량의 최대 2.5배에 해당하는 반도체와 웨이퍼를 추가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향후 반도체 관세가 인상되더라도, 대만이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목표는 대만 반도체 공급망과 생산의 4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며, 미국 내 투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반도체 관세가 최대 100%까지 부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대만 기업, 총 2,500억 달러 대미 투자 약속

대만은 이에 대한 대가로 향후 반도체, 에너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총 2,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 가운데 작년 TSMC가 이미 발표한 1,000억 달러 투자가 포함돼 있으며, 추가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대만 정부는 추가로 2,500억 달러의 금융 보증을 제공해 투자 확대를 뒷받침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제공]

▲ 글로벌 반도체 장비·소재 기업 수혜 기대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는 TSMC의 주요 협력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장비 공급사인 ASML, 램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은 사업 기회 확대를 기대하며 주가가 4~6%가량 급등했다.

TSMC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엔비디아의 주가도 2% 이상 상승했다.

반면, 인텔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대만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가속화함에 따라 화학 및 소재 분야의 중소 공급업체들에게도 큰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美 반도체를 국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

미국 정부는 반도체를 단순 산업재가 아닌 국가 안보 핵심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도체는 미국에서 발명·설계됐지만, 최첨단 공정은 주로 대만 등 해외에 의존해 왔다.

AI, 첨단 무기, 데이터센터 등 전략 산업에서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미국 내 생산 확대는 필수 과제로 부상했다.

▲ TSMC, 애리조나 투자 확대…리스크도 공존

TSMC는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2020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발표했으며,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투자를 확대해왔다.

최근에는 네 번째 공장과 첫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을 위한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인건비 상승, 숙련 인력 부족, 외국인 노동자 비자 문제, 대만 내 생산 축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적 부담으로 지적된다.

▲ 미·중·대만 삼각관계 긴장 고조 가능성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공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대만과 비공식 관계를 이어가며 최대 무기 공급국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미·대만 관계를 더욱 밀착시키는 한편,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 대만의 미래 전략…첨단 공정의 미국 이전 가속화

TSMC의 4분기 이익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35% 급증을 기록한 가운데, 대만 정부는 자동차 부품, 목재 등에 대한 관세 인하 혜택을 바탕으로 의회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번 무역 합의는 경제적 이익을 넘어 미-대만 간의 안보 동맹을 경제적 결속으로 공고히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미국 내 정치·사법 변수도 불확실성 요인

한편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만간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일부 관세가 위헌으로 판단될 경우, 이번 대만과의 무역 합의 및 다른 국가와 체결된 무역 조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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