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IT 기기 시장 '역성장'

장선희 기자

올해 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소비자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

스마트폰, PC, 콘솔 등 주요 소비재 시장은 가격 인상 압박과 수요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AI 투자에 밀린 소비기기…우선순위는 '데이터센터'

2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세계 3대 메모리 제조사들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고부가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로 인해, 소비자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밀려나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스마트폰·PC 출하량 역성장 전망…“2026년 수요 냉각”

시장조사업체 IDC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최소 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3년 이후 처음 있는 연간 기준 역성장이다.

PC 시장 역시 2026년에 4.9%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며, 콘솔 시장도 4.4%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5년의 5.8% 성장 이후 급반전되는 흐름이다.

▲ 부품가 전가 딜레마…“마진 포기 vs 가격 인상”

업계 대기업들은 가격 인상과 수익성 유지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HP, 라즈베리 파이(Raspberry Pi) 등은 이미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델과 애플 역시 부담 전가 여부를 두고 저울질 중이다.

애플은 규모의 경제와 고정계약 기반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 인상 없이 버텨온 대표적 사례지만, 이번 메모리 가격 급등에는 일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윌리엄 커윈은 “애플은 계약 가격 덕에 유리한 조건을 누리지만, 이번에는 일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hp

▲ 메모리 가격 50% 급등…저가·중저가 제품군 ‘직격탄’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1분기에만 메모리 가격이 40~5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작년 한 해 동안의 50% 상승에 이은 추가 인상이다.

일부 반도체 유통사에 따르면, “일부 제품군의 경우 1,000% 가까운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퓨전 월드와이드의 토비 고너먼 대표는 “노트북, 스마트폰, 웨어러블, 게임기 가격이 조만간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샤오미, TCL, 레노버와 같이 중저가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제조사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델과 레노버는 2026년 초 제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주가도 반응…소형 제조사들 중심으로 하락세

작년 4분기 동안 샤오미(-27.2%)를 비롯해 HP, 델, 레노버, 라즈베리파이 등 중소형 전자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는 원가 부담과 수요 둔화 우려가 금융시장에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 소비 위축 경고…“인플레이션 겹친 어려운 시기”

이마켓터의 제이콥 본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비용 상승은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환경과 겹치며, 2026년은 소비자 전자기기 업계에 매우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스트바이 등 대형 전자 유통업체들도 이미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메모리 가격 지속 상승은 올해 소비자 기기 판매 부진을 심화시켜 전자 산업 전반에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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