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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일주일이 후떡 지나가 버리고 세 사람은 다시 한군데 마주앉았다. 왕대박 팀장이 묻는다.
“안일해 주임, 현명해 양 지난주에 내 준 숙제는 해오셨나요?” 현명해 양이 일주일 동안 몸살에 심하게 걸려 숙제를 해오지 못했다고 실토하자 안일해 주임이 자신 있게 대답한다.
“네, 저는 숙제를 해왔습니다. 술 먹고 놀자는 친구들의 유혹도 과감히 뿌리치고 나름 열심히 알아보고 숙제를 성실히 해왔습니다. 일단 팀장님이 일러준 대로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게 형성된 지역을 위주로 뒤지고 다녔어요. 딴 지역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평소에 잘 알려진 강남, 분당지역을 열심히 분석해 보았는데 이들 지역은 가격대가 장난이 아니라 엄두도 내지 못했고 배가 고파 장어나 먹으러 용인에 왔다가 우연히 풍덕천동에 초입마을 아파트란 곳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왕대박 팀장의 눈이 번뜩인다. “그건 그렇고 다음에 장어 먹으러 갈 때는 꼭 나한테 연락해서 같이 갑시다.” 현명해 양은 왕대박 팀장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장어라는 자기선배의 말이 잠시 머리를 스쳐 지나감을 느끼며 이 사람을 장어로 꾀서 앞으로 이것저것 잘 좀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왕대박 팀장이 계속 질문을 던진다. "풍덕천동 초입마을의 어떤 점이 구체적으로 끌리던가요?" 안일해 주임이 대답한다.
“나름대로 조사해 보니깐요 24평 단일 평형 아파트단지로서 저층 아파트는 가격을 잘 조정하면 2억 선 아래에서도 매입이 가능할 것 같구 전세는 8,000~9,000만원 정도라고 부동산 사장님이 말하네요. 이곳에서 저번에 팀장님이 설명하신 경매진행물건 가로채기 방법을 잘 사용해서 무지 저렴하게 한 1억원선에 아파트를 살 수 있지 않을 까요? 아니면 아예 내 돈 한푼도 들이지 않고도요...하하”
왕대박 팀장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무리 날고 기는 투자방법을 총동원한다손 치더라도 2억원짜리 아파트를 단돈 500만원가지고 산다는 것은 너무 날로 먹으려는 심보가 아닌가? 내가 투자기법을 전수한다고 한 것이 이들에게 너무 허황된 욕심을 심어준 것은 혹 아닌지 반성 또 반성을 하며 답변한다.
“음... 먼저 풍덕천 초입마을을 설명하자면 삼익, 풍림, 동아아파트를 통칭하여 가칭 삼풍동이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신분당선 개통예정, 인근 물류센터 부지의 개발압력, 15년차 아파트로서 리모델링 가능성 그리고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한 수지고 인근 등 여러 가지 수혜조건이 형성되어 앞으로 가격상승 가능성이 다분한 지역이지요.”
“그리고 판교당첨자가 가장 많았던 분당, 용인지역은 판교입주시점과 맞물려 주택처분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때마침 불러온 경기침체로 주택처분이 더욱 힘들어져 주택매매가가 다분히 하락하였으므로, 지금이 이 지역을 입성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꽤 괜찮은 매입 적기라 저 또한 판단을 합니다. 따라서 안일해 주임이 이 지역을 추천한 것은 나름 괜찮은 생각이라고 보여집니다.”
안일해 주임이 우쭐해 대답한다. "제가 원래 어릴 때부터 땅따먹기 놀이를 제일 잘했거든요. 풍덕천동을 제대로 분석한 건 아니지만 뭔가 나한테 딱 맞는 지역이랄까 그런 느낌이란게 있거든요., 이거 어디 돗자리를 피던 가 해야지 원" 왕대박 팀장이 웃으며 말을 잇는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게 뭐지요? 아무리 좋은 옷도 내 몸에 맞지 않으면 쳐다보지 말라는 것입니다. 누가 벤츠 좋은 거 모릅니까? 전셋집, 월세로 돌려 벤츠를 타면 그게 행복할까요?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처로서 강남이 좋은 건 알지만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하듯이 풍덕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일해 주임이 열심히 다리품 팔아 분석해 온건 나름대로 인정하고 치하할 부분이지만 내 능력에 맞는 투자를 해라라는 투자의 제1원칙을 비추어볼 때 풍덕천동의 삼풍동 아파트는 안일해 주임이 감당할 수 없는 물건입니다.”
방금까지 의기양양했던 안일해 주임은 왕대박 팀장의 날카로운 지적에 적지 않게 실망한 눈치다. 이를 금세 눈치 챈 왕대박 팀장은 다시 다독거리면서 말을 건넨다. "그래도 안일해 주임이 그 좋아하는 술도 안 먹고 일주일동안 열심히 숙제해 온 것은 정말 칭찬할만합니다. 지금은 실수투성이이지만 그런 정신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 결실을 거둘 날이 꼭 올 겁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두 분의 투자능력에 잘 맞으면서도 아직 저평가된 지역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함께 고민해서 찾아보도록 합시다. 먼저 질문하나 하겠습니다. 왜 안일해 주임은 강남, 분당, 용인을 투자처로 삼으려 했죠?”
안일해 주임이 대답한다. “음, 아무래도 뉴스나 신문지상에서 많이 거론된 지역이라 먼저 관심이 갔고, 말씀하신대로 강남권은 비싸서 그 인근지역인 분당, 용인을 찾게 된 것 같아요.”
왕대박 팀장이 말한다. “하지만 안일해 주임, 반대로 한번 생각해 볼까요. 안일해 주임이 말씀했다시피 강남이 누구나 잘 알고, 관심 있는 지역이라면 갑자기 뜸금 없이 싼 가격에 매물이 나오긴 힘들겠죠. 더군다나 우리 수중에는 가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 없기 때문에 다른 부자들과 같이 투자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결국은 남들이 잘 모르면서 향후 가치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명해 양이 묻는다. “왕팀장님 그런 지역을 우리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찾을 수 있나요?"
왕대박 팀장이 대답한다.
“부동산업계에선 천당 밑에 분당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이는 서울 강남권 못지않게 또는 어느 타 지역의 신도시보다도 분당신도시의 거주만족도가 높고 주택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왔던 것을 재미있게 비유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분당신도시가 왜 일산 , 중동, 산본 등 타 신도시에 비해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고 이에 따라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을까요?”
현명해 양이 말한다. “아마 강남하고 가까워서 그런 것 아닐까요. 강남에 직장수요가 워낙 많으니깐 아무래도 사람들이 강남은 너무 비싸니까 강남과 근접거리에 있는 분당을 거주지로 선택하면서부터 그렇게 주가가 올라간 것이 아닐까요?” 왕대박 팀장이 웃으면서 대답한다. “역시 현명해 양은 센스가 있군요.”
“네, 정답입니다. 부동산 가격상승을 주도하는 제일 큰 원인이 바로 인구유입입니다. 이 인구유입을 위해서는 일자리가 얼마나 많이 형성되어 있냐가 중요하고요. 결국 강남과 가까웠던 분당, 평촌이 다른 여타의 신도시에 비해 주택가격이 많이 상승해왔던 이유가 바로 이 인구유입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돈 없는 우리에게 이미 주택가격이 높게 형성된 분당, 평촌은 투자하기 버거운 지역인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실망하고 좌절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2020년 국토정책에 따르면 서울 곳곳에 강남과 같은 대규모 직장단지가 여기저기 들어설 계획입니다. 그럼 이런 지역이 어디가 될까요? 바로 용산이나 여의도입니다. 용산을 중심으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뉴욕이나 홍콩을 능가할 정도의 규모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우리는 뉴스나 신문지상을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현명해 팀장이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질문을 던진다. “그런 뉴스는 허당인 제 남친도 알고 있을 정도인데 다른 사람이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용산이나 여의도도 당연히 비쌀 것 아닌가요?” 왕대박 팀장이 반문한다. “현명해 양의 지적이 백번 맞습니다. 용산도 이미 평당 가격이 여러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마치 강남과도 같지요. 그럼 강남의 분당과 같이 용산의 분당이 될 만한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용산이나 여의도와 같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도 아직까지는 쏟아지지 않았을 뿐더러 가격도 아직은 들썩이지도 않았을 것이고요. 한번 그런 지역을 같이 찾아보도록 합시다.”
갑자기 왕대박 팀장이 졸려 보이는 눈을 번뜩이며 말을 던진다.
“그나저나 우리 배도 출출한데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장어나 먹으러 갈까요? 제가 잘 아는 집이 이 근처에 있거든요. 제 별명이 장어 내비게이션입니다. 하하하”
안일해 주임과 현명해 양 앞에서 왕대박 팀장의 카리스마가 잠시 살포시 접혀지는 순간이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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