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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 부당 청구된 그 돈만 있었다면
환자가족 "병원에서 그 돈만 부당 청구 하지 않았어도 아들은 살아있었을 것이다"
황영례씨는 지난 3월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었다. 아들은 2004년 발병하여 집을 경매로 넘기면서까지 마련한 4천 만 원으로 치료를 유지해 왔으나 결국 2천 만 원의 수술비가 없어 마지막 골수이식 수술을 받지 못했다. 황씨는 온갖 민간요법을 동원해 아들을 살리고자 발버둥 쳤지만 5년 동안의 투병생활 끝에 아들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런데 황씨 아들에게는 2007년 1,900만원을 환급받으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환급통보가 있었다. 환급금액은 황씨 아들이 골수이식을 받을 수 있는 수술비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황씨는 제작진에게 "병원에서 그 돈만 부당 청구 하지 않았어도 아들은 살아있었을 것이다" 며 하소연 했다.
얼굴에 선천성혈관기형인 화염상모반을 앓고 있는 정은경씨는 지난 3월 파산신청을 했다. 6년 동안 1회에 100만 원하는 레이저시술 비용을 충당하느라 신용불량자에서 결국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한 정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얼굴에 있는 화염상모반의 경우 보험 적용이 가능하며 1회에 단돈 2만 2천 원으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다. 자신이 낸 1회 치료비 백만 원의 1/50 금액이었다.
제작진은 정씨 사례를 근거로 유명 피부과는 물론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에 레이저시술비용을 물어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화취재한 병원의 70%가 보험이 안 된다고 답했으며 1회 비용은 2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 천지차이였다. 지난 3월 1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8년 진료비 확인 민원 총 2만 여 건 중 절반 이상이 허위 부당청구로 확인됐다고 발표 했다. 심평원이 진료비 확인 민원을 시작한 2003년부터 6년 간 허위 부당 청구는 8배 이상 늘어났다. 그 중 전체 민원제기건의 80%이상이 종합병원이었다. 병원의 진료비 과다 청구를 범죄로 생각하는 미국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의 진료비 부당 청구 관련 처벌이나 징계가 너무 미약한 탓이 아닐까.
■ 진료비 확인 민원 후 병원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려
의사 "넌 안 아플 줄 아느냐, 너 아파서 우리 병원 오면 어떤 대우 받을지 걱정 안 되냐"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느냐"
백혈병, 암, 희귀병 등 큰 병을 앓는 사람들은 종합병원을 찾기 마련이다. 그만큼 종합병원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나온 진료비에 한번 확인이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진료비 확인 민원을 하는 것이다. PD수첩은 총 진료비의 상당 부분이 부당청구 됐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진료비 확인 민원 제기를 후회한다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담낭암으로 치료받던 어머니를 의료 사고로 잃은 민지희씨. 민씨는 2005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했다. 얼마 후 민씨에게 병원에서 민원제기를 철회해 달라는 전화가 왔다. 민씨가 계속 거부하자 병원의 합의요구는 협박으로 돌변했다. "넌 안 아플 줄 아느냐, 너 아파서 우리 병원 오면 어떤 대우 받을지 걱정 안 되냐"
M씨는 총 진료비 7,000여 만 원 중 3,300여 만 원에 대하여 환급 통보를 받았다. 총 진료비 중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환급금보다 M씨를 더 당황하게 만든 건 민원 제기 후 만난 담당 의사였다. 의사는 M씨에게 "뒤통수 맞은 기분이다, 은혜를 원수로 갚느냐" 며 싸늘한 시선으로 대했고 M씨는 병원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곧 민원제기 신청을 후회했다. 자신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 국민의 세금도 과다 청구
병원측 "당신이 낸 돈이 없는데 무슨 돈을 돌려받겠다고 그러냐"
신명균씨는 재작년 수술비가 없어 군청에서 긴급 의료 지원을 받아 척추 수술을 했다. 그 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낸 신씨는 총 진료비 500여 만 원 중 100여 만 원이 부당 청구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신씨는 돈을 돌려받기 위해 병원 측에 전화를 했지만 병원 측 관계자는 "당신이 낸 돈이 없는데 무슨 돈을 돌려받겠다고 그러냐" 는 답변을 들었다. 자신이 쓰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환자들이 지원 받을 수 있게 군청에 돌려주고 싶었다. 신씨에게도 군청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눈먼 돈이 되어버린 지원비. 국민의 세금도 과다 청구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 할 엄두도 못내는 환자들
제작진은 현재 대형 종합병원에 다니고 있는 암 환자들을 만나봤다. 그들 중에는 심평원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뿐더러 알더라도 진료중인 병원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두려워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작년 심평원에 진료비확인민원을 낸 2만 4,800건 중에서 민원을 취하한 비율은 전체의 26%였고, 이 중 대형 종합병원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다가 취하한 비율은 55%로 절반을 넘어섰다. 심평원에서 발표한 2008년 허위 부당 청구 금액은 89억 8,000여 만 원 이다. 하지만 민원을 제기할 엄두조차 못내는 환자들의 허위 부당 진료비까지 합한다면 그 금액은 실로 엄청나지 않을까.환자는 민원제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심평원의 환급 통보가 났어도 돈을 받을 수 없다. 평생 진료 받아야 하고 평생 병원을 다녀야 하는 환자들. 병원과 의사 앞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취약한 의료현실을 밀착 취재했다.
※ [생생이슈] 300만원이 부른 父女의 죽음 (가제)
지난해 11월. 아버지가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자신도 자살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부녀(父女)는 왜 끔찍한 ‘죽음’으로 내몰리게 된 것인가? 비극의 시작은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 300만원이었다. 아버지에 의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딸은 23살의 여대생이었다. 그녀가 친구들과 함께 쇼핑몰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채업자를 찾은 것은 2007년 7월. 처음 빌린 돈은 300만원이었지만, 이른바 ‘꺾기’수법에 걸려 1년 새 빚은 5000만원까지 불어났다. 커진 빚을 갚을 수 없었던 그녀는 업자의 소개로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사채업자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알린다며 계속 그녀를 괴롭혔다. 사실은 알게 된 그녀의 아버지는 충격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딸을 목졸라 죽인 뒤 자신도 목을 매 자살했다.
사채의 덫은 부녀(父女)를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다. 그들은 여성을 노린 고리 사채의 희생양이었다. 일부 불법 사채업자들은 누구에게나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로 돈이 필요한 여성들을 현혹하고, 꺾기를 통해 대출금을 급속도로 불리는 것은 물론 돈을 갚지 못하면 업체 측과 연결된 유흥업소에서의 성매매까지 강요한다. 그 과정에서 휴대폰 연락처 목록을 확보하여 채무자를 협박하는 데 악용하기까지 했다. PD수첩은 비슷한 피해를 경험했다는 피해자를 만나 우리 사회 은밀한 곳에 만연해 있는 불법 사채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어느 부녀(父女)의 죽음을 통해 여성들을 노리는 사채와 성매매, 그 악순환의 고리를 취재한다.
*방송: 4월 14일(화) 저녁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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